종합 가전기업 코웨이가 렌털 관리 계정을 꾸준히 늘리며 국내 렌털 업계 새 역사를 쓰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지난 1분기 기준 렌털 계정 수 984만8천개를 기록하며 지속 성장세다. 이르면 올해 3~4분기경 1천만 개를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계정 수는 971만3천개였다.
코웨이 1분기 렌털 계정은 국내 665만3천개, 해외 319만5천개를 기록 중이다. 국내 환경가전사업의 경우 이번 분기 노후 계정과 소유권 도래 계정이 증가했지만 신규 판매량이 39만3천대를 기록하며 계정 순증을 달성했다. 국내 렌털 판매량은 지난해 매 분기별 판매량보다 높은 수치다.
■ 해외 시장 성장성 주목
해외 법인은 말레이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해외 계정 수는 지난해 1분기 대비 17.3% 늘었다.
코웨이는 특히 1분기 전체 해외법인 매출액 중 79.7%가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했다. 말레이시아 계정 수는 1년 간 16.0% 성장했다. 다만 이곳 영업이익은 16.0% 줄었다.
코웨이는 1분기 실적발표 자료에서 "청정기 고사양 필터 교체 시기 집중에 따른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코웨이는 1998년 4월 업계 최초로 정수기 렌털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03년 태국, 2006년 말레이시아 법인을 설립하며 한국형 렌털 모델 수출을 시작했다. 현재는 말레이시아, 미국,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8개 법인을 비롯해 약 50개 이상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며 규모를 확장하는 중이다.
업계는 코웨이가 일찍 해외로 눈을 돌려 시장을 키운 것이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한국 전체 가구 수는 2천145만 곳이다. 국내 계정 수를 단순 산술하면 국내 가구 3곳 중 한 곳이 코웨이 렌털 상품을 이용하는 셈이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급격한 매출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움이 있다.
반면 해외 렌털 시장은 여전히 시장 확대 여지가 남았다. 코웨이는 2008년 해외 계정 수가 6만2천 곳, 2013년에는 23만 곳에 불과했다. 최근 15년 만에 50배 이상 규모를 키운 셈이다.
서장원 코웨이 대표는 지난 3월 제34기 정기주총에서 "렌털 시장의 선도적 위치에 있는 국내 시장에서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환경가전 시장을 이끄는 건강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말레이시아 경쟁 악화發 수익성 하락 우려도
다만 해외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17일 "코웨이 단기 실적 모멘텀이 다소 부족하다"라며 "말레이시아 법인은 에어컨, 안마의자 신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지만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을 반영해 올해 매출 성장률을 15%에서 7%로 하향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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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것은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정수기를 중심으로 경쟁 환경이 악화된 영향"이라며 "1분기 이후에도 과열 상화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코웨이가 경쟁에 대응하면서 렌털 판매 회복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단가 인하에 따른 가입자당매출(ARPU)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수기 중심 저가 경쟁은 아쉬운 상황이지만, 에어컨·안마의자·매트리스 등 말레이시아에 신규 도입한 제품군이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