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반도체 제조 기업에 100억달러(약 13조원) 보조금을 긴급 지원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 또한 자국 내 제조시설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14일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뉴델리는 반도체 기업에 100억달러 인센티브를 지원하기 위한 신청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정부는 보조금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한 이전의 복잡한 절차를 없애는 등 프로세스 개방형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100억달러의 인센티브가 소진될 때까지 신청서를 받는다.
앞서 인도 정부는 2022년 1월 자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시설투자에 30~50%를 지원하는 법을 추진했으며, 기업에 재정지원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을 단 45일만 제공했다. 그러나 짧은 신청 기간으로 인해 대만의 폭스콘 및 인도 베단타 그룹의 합작사와 타워세미컨덕터 등 소수 업체만 인도에 제조시설 투자를 결정했을 뿐이었다. 폭스콘 및 베단타는 서부 구자라트주에 195억 달러를 투자해 28나노 공정의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며, 2025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기존 인도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은 대규모 글로벌 칩 공급업체의 제조시설을 인도로 이동시키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인도 정부가 새롭게 반도체 지원을 추진함에 따라 향후 글로벌 기업이 인도에 생산시설을 구축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반도체 시장은 2026년까지 640억 달러(85조5천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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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인도에서 레거시 기술 노드(28나노 이상)의 생산은 최근 인도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자동차, 산업 부문을 지원하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센서, 로직, 아날로그 반도체 등 인도 내수 시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로컬 소싱은 상당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인도 시장의 약 10%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기술력이 있지만, 반도체 제조와 관련된 인력은 아직 부족한 편이다”라며 “인도가 반도체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