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이 직능 갈등에서 정치권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표심잡기 카드로 생각하는 듯 보여 간호법 본래 취지도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여당은 지난 14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간호법에 대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입법독주법으로 그 피해는 국민의 몫이 될 것이라는데 당정이 공감했다며, 간호법안에 대해 대통령께 재의 요구를 건의하기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오는 16일 국무회의에 상정이 예상되고 있는 간호법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당정은 간호법안이 보건의료인 간 신뢰와 협업을 저해하여 국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심대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의료체계에서 간호만을 분리할 경우 의료현장에서 직역 간 신뢰와 협업이 깨어져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간호법안이 공포될 경우 정부가 민생현장에서의 갈등을 방치하는 나쁜 선례가 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또 간호법안은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의료체계 붕괴법’이라고 밝혔는데 외국은 모두 의료-간호 단일체를 유지하고 있으며 의료와 간호가 분리된 나라는 없으며, 의료법 체계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간호만을 별도 법으로 제정할 경우 의료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당정은 간호법안에 대해 간호조무사의 학력은 차별하고 간호사만을 위한 이기주의법으로 다른 직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례이고, 국민의 직업 선택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법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간호법이 ‘간호조무사 차별법’이자 ‘신카스트 제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간호법안은 돌봄이 간호사만의 영역인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켜 협업을 어렵게 만들고, 직역간․기관 간 책임소재가 모호한 문제가 있으며, 간호사 처우개선은 간호법안이 없어도 정부 정책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간호법을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며, 국민에게 약속했던 공약에 대해 스스로 거부권 행사하겠다고 밝힌 것은 윤석열 정권의 자기부정과 국민기만을 드러낸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또 국회에서 오랜 기간 논의되어 절차에 따라 통과된 법률에 반복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고, 국민의 뜻을 거부하는 폭거를 계속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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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당정이 간호법 거부권 행사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내용들도 대부분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는 명백한 가짜뉴스일뿐만 아니라, 반대단체들의 과도한 정치적 구호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과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간호사법을 대안으로 야당에 제안하는 쇼를 하더니 하루 만에 ‘간호사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법적 근거도 필요 없다’는 주장을 거부권 행사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소를 금하기 어렵다며, 법도 필요 없다면서 선거에서는 왜 공약을 하고 자신들 스스로 법안을 발의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