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이차전지에 밀린 디스플레이 업계, 인재 채용 '사활'

계약학과 신설·채용 박람회 등 적극 나서...패널·소부장 회사 합심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5/12 16:02

디스플레이 업계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대학가와 구인·구직 사이트로 직접 나섰다. 입시 성적 우수자가 의대와 반도체로 먼저 빠지는 현실에 정책 지원만 마냥 기다릴 수 없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최근 채용 플랫폼 ‘사람인’에 ‘디스플레이 우수 기업 공동 온라인 채용관’을 열었다. 올해 채용을 계획하는 회원사에 사람인 유료 서비스 이용비와 이에 게시할 기업 홍보물 제작비를 지원한다. 

사람인 유료 서비스에는 무제한 공고, 인공지능(AI)으로 지원자 분석, 다양한 공고 양식, 인재에게 면접 제의 등이 있다. 동진쎄미켐이 음성공장 생산직, 신성이엔지가 미국지사 경력사원, 에스에프에이가 재무·경영 관리 계약직 등을 뽑고자 공고를 올렸다. 이를 포함해 218건이 진행되고 있다.

자료: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사람인

협회는 오는 8월 디스플레이 채용 박람회를 열기로 했다. 지난해 8월에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를 겸해 채용 박람회를 개최했다. 주로 소재·부품·장비 회사가 인재를 찾는다.

자료: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사람인

기업은 대학에 계약학과를 세워 졸업과 동시에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연세대에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를 꾸렸다. 연세대와 아울러 한양대·성균관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운영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손잡고 채용 연계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새 학기마다 서울대·카이스트·포항공대 등을 찾아가 채용 설명회도 연다.

지난해 9월 삼성디스플레이가 서울대에 마련한 채용 박람회에서 학생이 상담하고 있다.(사진=삼성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업계가 가장 힘들다고 느낀 게 의대·반도체·이차전지 등에 밀린 인재 확보였다”며 “대학에 디스플레이 전문 학과가 있으면 뛰어난 인재가 우리 업계에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모 관계자는 “학생들이 의대나 반도체학과, 대기업에 먼저 가려고 해서 인재를 데려오는 게 제일 어렵다”며 “은퇴를 앞둔 인력도 소·부·장 업체에 와서 기술을 전수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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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왼쪽)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가 지난해 1월 카이스트 대전캠퍼스에서 채용 연계형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디스플레이 특성화대학원을 내년 1~2개 시범 지정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올해 반도체 특성화대학원부터 3곳을 뽑는다. 

산업부는 특성화대학원당 연간 30억원 안팎, 기본 3년에 2년까지 더해 길게는 5년 동안 150억원씩 지원한다. 대학은 지원금을 교원과 학생 인건비, 연구 장비를 비롯한 교육 환경 구축비, 교육 과정 개발·운영비, 기업과 연계한 산학 프로젝트 교육비 등으로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