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내일 결정…㎾h당 7원 인상 유력 "가구당 月 2400원 ↑"

7원 인상 시 4인가구 기준 月 2400원 올라…정승일 거취 주목

생활입력 :2023/05/10 13:55

온라인이슈팀

폭은 kWh(킬로와트시)당 10원 미만의 한 자릿수 인상, 7원 안팎이 유력하다. 여당이 부실경영 책임론을 제기하며 압박해온 만큼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고강도 자구책을 함께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정치권과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는 내일(11일) 오전 7시30분 국회에서 전기·가스요금 당정협의를 열고 2분기 요금 인상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당정협의 직후 한전과 가스공사의 요금인상 폭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양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3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3.3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여당에서는 박대출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산중위 간사 한무경, 기재위 간사 류성걸 의원이 참석하고 산업부에서는 이창양 장관과 박일준 2차관, 유법민 자원산업정책국장이, 기재부에서는 방기선 1차관과 윤인대 경제정책국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러-우 전쟁에 따른 공급망 불안 등으로 원가가 치솟았지만 고물가에 따른 우리 경제·수출 활력 둔화, '난방비 대란' 이후 에너지요금 인상에 반감이 큰 여론 등을 감안해 여권과 기재부는 요금 인상을 억눌러왔다. 한전은 지난해 발전사들로부터 kWh당 평균 155.5원에 전기를 구매해 소비자에게는 120.51원에 팔아 kWh당 35원가량의 손해를 봤다.

원가에 못 미치는 구조 탓에 지난해 32조6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한전은 1분기 전기요금이 kWh당 13.1원 인상됐음에도 여전히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다수 증권사들은 올 1분기 한전 영업손실이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한전의 사채발행과 그에 따른 이자부담이 급증하면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하지만 여론에 민감한 정치권은 에너지공기업들의 방만경영을 지적하며 임금동결 및 경영쇄신, 비핵심자산 매각 등 고강도 자구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요금 인상을 미뤄왔다.

이에 한전은 간부급 임직원의 임금인상분 반납 및 성과급 동결, 비핵심 부동산 매각 등 자구책을 마련해 산업부와 협의해왔다. 한전은 기존에 밝힌 20조원 외 추가적으로 비용절감 등 경영효율화 방책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여당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2분기 전기요금 인상폭은 kWh당 7원 안팎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7원이 인상되더라도 원가에는 못 미치지만 향후 국제 에너지원가가 하락하고 인상된 요금이 유지될 경우 부채 급증세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kWh당 10원가량이 오르면 4인 가족 평균 월사용량을 기준으로 월 전기요금은 기존 5만7000원대에서 6만원대로 3000원가량 오르게 된다. kWh당 7원이 오르면 월 평균 전기요금은 △1인가구 1830원 △2인가구 2300원 △4인가구 2440원가량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당정협의에서 인상안이 확정되면 한전은 곧바로 이사회를 열고 당정에 제출한 자구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어 전기위원회를 소집해 전기요금 인상안을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 산업부 고시로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확정된다. 산업부 고시까지 마무리되면 2분기 요금체계는 12일쯤부터 즉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한편 부실경영 책임을 물어 여권에서 공개퇴진 요구가 분출해온 정승일 한전 사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서는 즉각적 사퇴보다는 전기요금 인상안이 확정되고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어느 정도 추스른 뒤 거취 논의가 재부상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