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현재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교보생명의 손해보험사 인수 여부에 대해 보험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에선 교보생명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인수를 점치는 분위기지만 당사자는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히 이를 부인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교보생명이 어떤 손해보험사를 인수할지가 아닌, 왜 인수를 준비 중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이 있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카카오페이손보 인수를 위한 실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순자산 규모는 675억원인데 현재 카카오페이의 PBR(4.32배)을 단순 대입 시 예상되는 적정 가치는 약 3천억원이다. 현재 IB업계에선 교보생명이 카카오페이손보 지분을 약 51%가량 인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므로 예상 인수가는 1천200억원에서 1천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교보생명 측은 ‘근거 없는 풍문’이라며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재 손보업 진출을 검토 중인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특정 손보사 인수를 구체적으로 확정한 단계도 아니고 실사를 진행한 건 더욱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교보생명의 AXA손보 인수설, MG손보 인수설이 있었지만 결국 흐지부지됐다”며 “디지털 손보사로 진출을 특정한 것도 아니고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는 지난 4월 '2023 윤경ESG포럼 CEO 서약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하반기 추진한 경험은 있다"며 "관심은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선 교보생명의 손보사 인수 배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교보생명이 새로 손보사를 인수한다면 새로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교보생명은 올해부터 적용된 IFRS17과 K-ICS(신지급여력제도)에 대비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1년부터 IPO를 추진했지만, 어피너티 컨소시움과의 풋옵션 분쟁을 비롯한 유가증권시장 불황 여파 등으로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손보업에 진출하게 되면 기존 생명보험 사업 부문의 데이터 사업 연계를 통해 다양한 시너지 진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손보사 실적이 생보사보다 더 좋은 경향이 있는데 교보생명이 지주사로 전환 시 자회사인 손보사의 호실적으로 (지주 입장에서) 연결 기준 전체 실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계에서도 IFRS17 도입으로 손보사 순이익 50%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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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노건엽 연구위원은 “기존 회계기준(IFRS4)을 기준으로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작년 말 기준 당기순이익을 취합한 총규모는 4조7천억원이었다”며 “하지만 IFRS17을 도입했더니 약 7조1천억원으로 51% 증가했다”고 말했다.
노건엽 연구위원은 “생보사의 당기순이익은 기존 3조7천억원에서 IFRS17 기준 3조9천억원으로 6% 오르는 데 그쳤다”며 “IFRS17은 보장성 보험 위주의 손보사가 생보사보다 유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