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빚 못갚는 사람 늘었다

저축은행 소액 신용 대출 건전성 '빨간불'…잔액은 줄었지만 연체율 높아져

금융입력 :2023/05/09 10:43    수정: 2023/05/09 15:49

300만원 대출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1개월 이상 갚지 못하는 차주가 늘었다.

9일 자산 2조원 이상 19개 저축은행이 발표한 2022년말 정기공시를 취합해보면 300만원 이하 신용대출 잔액이 2022년 9월 대비 줄었지만 연체율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 9월 6천684억9천900만원이었던 19개 저축은행들의 소액 신용 대출 잔액은 지난 해 12월에는 6천326억5천만원으로 5.6%(358억4천900만원) 감소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과 반대로 연체율은 증가했다. 19개 저축은행의 소액 신용 대출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9월 7.56%에서 12월 7.98%로 0.42%p 증가했다.

즉, 대출을 갚는 속도보다 갚지 못하는 속도가 더 빠른 것이다. 특히 저축은행이 최근 건전성 관리에 나서면서 소액 신용 대출 승인 심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리금을 연체하는 차주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1년 만기 신용대출이고 금리가 15% 수준일 경우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은 2만1천원 수준이다. 이 금액을 연체하고 있는 비율이 늘어난 것이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19개 저축은행에서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저축은행이었다. 하나저축은행의 소액 신용 대출 연체율은 16.23%로 집계됐다. 하나저축은행의 소액 신용 대출 잔액은 289억9천만원으로 연체액만 47억여원에 달하는 셈이다.

관련기사

소액 신용 대출 연체율이 급증한 곳은 상상인저축은행으로 지난해 9월 8.33%에서 12월 20%로 11.67%p나 늘었다. 다만, 상상인저축은행 측은 "별도의소액 신용 대출이 아닌 대출 채권가액 중 300만원 이하로 남은 대출"이라며 "12월 잔액이 10억원이기 때문에 연체율이 20%라 하더라도 연체액은 2억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업계는 저축은행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취급하는 금융사인만큼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연체율 상승은 피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이에 따른 연체가 이어져,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