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불법 유통 근절을 위해 해외 인터넷 사업자(ISP),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에 대한 접속 차단 조치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우균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방송영상물 불법 유통 방지 및 저작권 보호를 위한 정책 및 제도 개선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인터넷 사업자들은 콘텐츠 불법 유통 통로를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누누티비' 등 콘텐츠 불법 유통 사이트는 정보통신망법 등 국내 법에 따라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국제관문망에 설치된 차단장치에 인터넷 주소(URL)를 입력해 차단해왔다.
김 변호사는 "국내 ISP에 대한 접속 차단 조치만으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국외 행위에 적용되는 공정거래법 제3조처럼 명시적인 역외적용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누누티비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CDN 복제서버를 통해 국내에 콘텐츠를 불법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일본, 미국 등에서는 저작권 침해 피해를 본 창작자들이 CDN 업체를 대상으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며 "망을 제공하는 업체에 대해서도 저작권 침해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올라왔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유명 출판사들이 일본 현지에서 CDN 캐시서버를 운영하는 클라우드패어를 상대로 42억원 상당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에서는 글쓰기 플랫 기업이 크라드패어를 상대로 미국 저작권청구위원회에 저작권 침해신판을 신청했다. 이 외에 미국에서는 VPN 업체가 콘텐츠 불법 복제를 직접적으로 조장했다는 이유로 소가 제기되고 있다.
"콘텐츠 불법 유통 조장하는 광고 규제해야"
콘텐츠 불법 유통 사이트와 관련된 광고주, 광고플랫폼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변호사는 "광고 게재 수익이 불법 스트리밍 업체를 유지하고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법 스트리밍 업체가 챙긴 광고 수익은 원래 저작권자에게 돌아가야 했던 것"이라며 "광고주 입장에서 기술적 중립성만 강조한다면, 사이트에서 유통되는 정보에 대한 미필적 고의 여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합·불법 광고 중 약 36%는 스트리밍 링크에 게재됐다.
이어진 토론에서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박사는 "현재 OTT 시장은 각 사업자가 배타적으로 콘텐츠를 활용하고, 이를 통해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저작권 침해 문제가 더욱 중차대해졌다"며 "콘텐츠 불법 유통으로 인한 저작권 침해, 관련 수익 감소는 전체 미디어 산업의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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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범죄는 적발 확률이 높고, 제재 수준이 강하면 줄어들기 마련"이라며 "적발 확률을 높이는 것은 예방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 불법 유통을 ISP, CDN 등이 기술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한 망법 개정안 등이 예방 조치"라고 말했다.
김용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관련 국제 공조 강화책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먼저 국제 공조를 위한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고, 이를 위해 만든 제도를 각국에 조약을 통해 확산해나갈 수 있다"며 "실제로 예측되는 가장 높은 법적 규제를 상호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