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커진 가운데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시장 의견이 엇갈린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이란 의견도 있는 반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환율 불안정성 역시 해소될 것이란 주장도 있다.
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8원 내린 1322.0원에서 개장 후 소폭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올해 2월 1240원대를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커지며 다시 오름세를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1월 기준금리를 25bp 인상 후 현재까지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해 3월부터 단 한번의 동결 없이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연준은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5.00∼5.25%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3.50%)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1.75%p로, 올해 1월 기준 1.00%p보다 75bp벌어졌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다는 건 미국의 시장금리 역시 한국에 비해 높다는 걸 의미한다.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선 같은 투자를 하더라도 더 높은 이율 마진을 얻을 수 있는 미국에 투자할 요인이 더 큰 것이다. 이 경우 한국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서 달러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하락이 지속되면서,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구두 개입을 한 바 있다. 그는 최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서 "내외 금리차가 확대된 상황에서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과 함께 시장 교란 행위 및 쏠림 현상 등에 대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상존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려 원화 가치가 큰 폭 하락했던 지난해 하반기의 경계성 발언이 이번에도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원화 가치가 지속 하락할 것이라는 견해와 동시에 일시적 하락일 것이라는 관측을 동시에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 서정훈 수석연구위원은 “올 2분기 환율이 1280원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적으로 부각되면서 이르면 3분기 후반에서 4분기 초반에 환율이 다시 1310원대로 오를 수 있다”며 "연준이 경기 침체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암시만 줘도 환율이 1250원을 밑돌 만큼 빠르게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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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위원은 “연준이 3일 통화정책결정문에서 ‘통화 긴축을 강화할 추가 조치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하며 향후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했다”며 “이제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상현 연구위원은 “향후 무역 수지 개선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엔 1200원대 중반까지 내려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