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클수록 좋다는 뜻에서 ‘다다익선’을 따라 ‘거거익선’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지만,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투자 역량을 쏟고 있다. TV 시장이 침체된 데 반해 OLED를 탑재하는 스마트폰·노트북·태블릿PC 시장이 그나마 낫기 때문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계 모 관계자는 3일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대형 OLED 시장은 지금 더 커지기 힘들다”며 “팔리지 않으니 패널 제조사가 설비에 투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TV 없이 지내는 집이 많다”며 “200만원짜리 스마트폰 사는 소비자는 많지만, TV가 200만원이라면 비싸다고들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보기술(IT) 기기용 OLED에 4조1천억원 투자하겠다는 삼성디스플레이 발표는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초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까지 4조1천억원을 IT 제품용 OLED 패널 생산 시설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1위인 스마트폰 OLED 패널 시장과 아울러 IT용 OLED 패널 시장에서도 세계 최고 패널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기존 6세대(1.5×1.8m) 설비로 14.3인치 태블릿 패널을 1년에 450만장 만들었다면 이번에 투자하는 8.6세대(2.25×2.6m) 설비로는 1천만장까지 생산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31일까지로 계획한 대형 OLED 신규 시설 투자 기한을 2028년 3월 31일로 미뤘다. LG디스플레이는 초대형·신시장을 개척하고자 10.5세대 OLED 생산 시설에 투자하기로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세계 거시경제 환경이 불확실해 예정대로 투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7월 경기 파주시 P10 공장 10.5세대 OLED 패널 생산 라인에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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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LG디스플레이도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고 있다. 최근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6세대 기준 월 3만장이던 스마트폰용 OLED를 4만5천장으로 올해 1만5천장 증설한다”며 “생산능력이 늘면서 공급 물량도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애플의 ‘아이폰’ OLED 패널 공급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도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5년 안에 아이폰뿐만 아니라 ‘맥북’과 ‘아이패드’ 같은 노트북과 태블릿PC 대부분 제품에 OLED를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