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e심 요금제 왜 나왔을까

카인포테인먼트 시장 겨냥 B2C 확대 전략...향후 망 이용대가 분쟁 예방 효과 기대

방송/통신입력 :2023/05/04 10:13    수정: 2023/05/04 17:14

통신 3사가 미래 커넥티드카에서 데이터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을 대비해 차량용 e심 요금제를 출시했다. 

커넥티드카가 고도화하면 차량 안에서 동영상 시청, 게임, 검색, 통화 등이 일상화할 전망이다. 통신 3사는 이번 요금제 출시로 이와 같은 미래 고용량 데이터 집계, 과금의 초석을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일각에서는 통신사와 플랫폼(넷플릭스, 구글) 기업 간 망 이용대가 분쟁처럼, 향후 커넥티드카에서 대용량 트래픽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통신사들이 선제적으로 별도의 요금제를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3사는 BMW와 함께 차량용 e심 요금제 5종을 내놓았다. 월 요금 8만8천원부터 4만9천500원에 데이터 250MB~150GB를 제공한다. 지난해 12월 국내 출시된 BMW 뉴7 시리즈 차량에만 적용할 수 있다. 물리적인 칩이 필요 없는 e심을 사용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bmw 시어터 스크린' 로그인만으로 데이터를 쓸 수 있다.

커넥티드카(사진=이미지투데이)

차량용 e심 요금제를 적용할 수 있는 차량인 BMW 뉴7 시리즈 가격은 1~2억원대다. 통신 3사는 현재 차량용 e심 요금제 수요가 한정적이지만, 커넥티드카 발전에 따라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e심 활성화 의지를 갖고 있어 커넥티드카를 중심으로 e심 확대가 이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최근 차박(차에서 숙박)이 많아지며 차량 내 데이터 수요가 늘어나는 등 카인포테인먼트 증가가 시작됐다"며 "미래에는 이 같은 수요가 더 많아져 차량용 e심 요금제의 시장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커넥티드카는 길 안내, 원격 시동 제어 등 비교적 간단한 기능을 제공해 데이터 소모량이 적었다. 통신사와 차량 제조사는 B2B 방식으로 해당 통신 서비스를 정산해왔다. 하지만 차량을 단말기처럼 이용해 영상 시청, 검색을 하는 등 데이터 수요가 발생하면 새로운 B2C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미래에는 차량 인포테인먼트가 강화돼 스마트폰으로 LTE·5G 망을 사용하듯 차량을 통신 디바이스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커넥티드카의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며 차량에 있는 통신 모듈도 요금제 가입 대상이 되고, 차량 통신 데이터 축적·활용, 차량과 통신·콘텐츠 간 결합 프로모션 등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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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온 차량용 e심 요금제는 향후 증가할 커넥티드카 관련 요금제의 가이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독일, 일본, 미국, 스위스 등 외국에서도 차량용 B2C 요금제가 나오는 등 통신사가 새로운 이용자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시작했다"며 "차 안에서 뒷 좌석 대형 스크린으로 넷플릭스를 보는 커넥티드카의 데이터 수요는 기존 원격 시동 제어와 데이터 소모 수준, 용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