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엘리뇨 발달로 한반도에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서울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반지하 점진적 퇴출'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우려가 크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의 반지하 가구는 총 21만가구로 그중 침수 피해 우려가 높은 가구는 약 1만3000가구 정도다.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통해 침수 우려 지역이나 구로·금천·동작·관악·영등포·서초·강남구(개포1동) 등 침수 이력이 있는 1만3000가구를 선정해 6월 말까지 침수 방지 시설을 설치한다는 목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보유의 반지하 매입 임대주택 209가구도 포함된다.
공용현관 등 대피로가 폐쇄될 경우 창문으로 피난·구조 가능하도록 창살형 방범창을 철거하고 개폐할 수 있는 방범창을 우선 설치한다.
침수 위험성이 낮을 경우 침수 방지를 위해 공용 현관과 호별 창문에 차수판(물막이판)을, 배수구 등에 역류방지 장치 및 공용부에 배수펌프와 침수경보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성동구를 시작으로 25개 모든 자치구와 함께 반지하 21만가구에 대한 전수조사도 이달 말까지 완료한다. 반지하 주택의 정확한 위치와 침수 위험성, 취약계층 여부, 임대료와 자가 여부 등을 파악한 뒤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가구에는 본격적인 우기 시작 전인 6월까지 침수 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장기적으로 임대주택으로 이주를 지원할 방침이다.
시는 지난해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발생하자 21만가구에 이르는 반지하 주택을 20년 안에 점진적으로 퇴출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지옥고(지하·반지하·옥탑방)'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다는 게 평소 문제의식"이라며 "지옥고 중 제일 먼저 줄여나갈 게 있다면 반지하"라고 강조해 왔다.
서울시는 지난해에는 반지하 300가구·지상층 700가구 등 반지하를 포함한 주택 총 1000가구를 매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직 650여가구 매입에 그쳤다. 매입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SH 심사도 거쳐야 한다.
SH가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매입 공고를 내고 현재까지 계약이 완료된 주택은 1건 7가구, 심의 통과 후 계약 중인 주택은 15건 286가구, 심의 진행 중인 주택은 58건 363가구로 총 656가구에 그쳤다. 그중 반지하는 182가구(계약 완료 2가구, 계약 중 62가구, 심의 예정 118가구)에 불과하다.
올해는 목표를 상향해 3450세대의 반지하 주택 매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국비 6279억원을 포함해 시비와 SH 예산 등 총 9714억원을 투입한다.
SH는 반지하 주택 매입을 늘리기 위해 올해부터 매입 기준도 조정한다. 특히 반지하주택 일부 세대만 신청하는 경우에도 매입할 수 있도록 국토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다. SH가 지난달 11일 반지하 주택 매입 공고를 낸 이후 현재까지 500가구의 신청이 접수됐고, 심의를 거쳐 매입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궁극적으로는 반지하 주거 형태를 없애기 위해 지상층 이주도 지원하고 있지만 예상보다는 호응이 저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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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지난해 11월 '반지하 특정 바우처'를 통해 최장 2년간 가구당 월 20만원씩 월세를 보조하는 내용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다수 반지하 가구가 서울시로부터 2년간 지원이 끊긴 이후 주거비 부담 등을 우려해 지상층 이주를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