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결의 인디픽] 그라비티 "인디개발사와 상생 사례 만들 것"

그라비티 콘솔 사업팀 유준 팀장·원치균 PM·이성국 PM 인터뷰

디지털경제입력 :2023/05/01 12:13    수정: 2023/05/02 16:05

인디게임이 글로벌 게임산업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독창성과 참신함을 매력으로 게임 이용자를 사로잡은 작품도 속속 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업계에도 인디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한국 인디게임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온 그라비티가 새로운 포트폴리오 확보를 위해 신규 IP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게임성을 인정받은 국내외 인디게임을 퍼블리싱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라비티는 지난달 'ALTF42', '피그로맨스', '심연의 작은 존재들' 등 PC 및 콘솔 타이틀 6종과의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스팀에서는 ALTF42 글로벌 얼리 액세스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그라비티 콘솔사업팀 이성국 PM, 유준 팀장, 원치균 PM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28일 상암에 위치한 그라비티 사무실에서 콘솔 사업을 담당하는 유준 팀장·이성국 PM·원치균 PM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유준 팀장은 "그라비티는 20년간 게임을 서비스해왔기에 많은 서비스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며 "인디개발사와 협업하면서 양쪽 모두 성공하는 방식을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유준 팀장은 "콘솔 사업팀은 글로벌 PC플랫폼 스팀에 올라온 게임을 담당하는 부서로 현재는 인디 게임들의 퍼블리싱을 메인으로 한다"며 "또한 각종 게임 쇼에서 서비스하는 타이틀을 알릴 수 있도록 행사의 준비, 운영 등의 업무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콘솔 플랫폼에서의 퍼블리싱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라비티는 최근 국내 행사뿐 아니라 PAX EAST, 도쿄게임쇼와 같은 글로벌 게임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유준 팀장은 "아무래도 최근에는 이용자들이 글로벌 출시 게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에 저희도 해외 게임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그라비티가 인디게임 퍼블리싱에 집중한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 대다수의 게임 이용자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를 집약적으로 활용하는 '원앤온리' 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유준 팀장은 "2021년 닌텐도 스위치 '그란디아 HD 컬렉션' 출시를 시작으로 기존 자사의 게임 서비스로 구축된 노하우, 네트워크 등의 역량을 활용 가능한 또다른 업무의 하나로 인디게임의 퍼블리싱 사업도 진행하게 됐다"며 인디게임은 개발자의 의도에 따라 누군가의 간섭없이 의지대로 개발하기 때문에 대규모 예산으로 개발하는 게임보다 창의력이 높은 게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게임들이 개발자가 생각한 아이디어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콘솔 사업의 첫 목표였다"며 "앞으로도, 게임의 콘텐츠 개발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고, 판매와 관련된 제반 사항들에 집중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초반에는 그라비티의 인디게임 퍼블리싱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원치균 PM은 "이전에 한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의외의 회사에서 퍼블리싱 제안메일을 받았는데, 의도를 잘 모르겠다'는 글이 올라왔는데, 정황상 그라비티를 지칭하는 것 같았다"며 "조금 씁쓸한 느낌을 받았는데, 최근에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다 보니 이러한 부분은 해소된 것 같다"고 전했다.

유준 팀장은 "그라비티에게 퍼블리싱을 맞긴 개발사에게는 우리도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그중 내세울 수 있는 부분으로는 그라비티가 가진 통합마케팅의 강점이 있다"며 "현재 그라비티는 다양한 지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각 지역 시장 파악이 빠르다. 글로벌 서비스를 원하는 개발사들에게도 이러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그라비티 콘솔사업팀 이성국 PM, 원치균 PM, 유준 팀장

이성국 PM에 따르면 그라비티는 퍼블리싱을 할때 다른 게임에서는 찾기 힘든 요소가 포함됐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것입니다. 그래픽 스타일, 플레이 요소 등 독창적인 부분이 있어야 매력어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성국PM은 "최근 퍼블리싱 소식을 알린 외톨이(Wetory), ALTF42도 이  인디 게임만의 독창성을 가미한 개성 강한 타이틀이라 생각한다"며 "외톨이의 경우 콘솔 사업팀이 생기기 이전부터 주목해왔던 게임으로 사업팀이 꾸려지고 바로 연락을 진행했고, ALTF42는 처음 개발사 대표님을 만났을 때는 다른 타이틀로 전시회에 나오셨던 것이지만 그때를 인연으로 본 타이틀의 퍼블리싱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 유준 팀장은 "아직 계약된 게임 중 일부는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 중이고 정식 론칭한 게임은 없어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끼고 있다"면서도 "최근엔 퍼블리싱 제안을 주시는 개발사들이 생겼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그라비티가 콘솔 게임 퍼블리싱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는 것도 성과라면 성과라 할 수 있겠다"라고 웃으며 얘기했다.

앞으로 계획이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세 사람들 모두 저마다의 소망을 담아 대답했다.

유준 팀장은 "인디 개발사들은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이지만, 이를 어떻게 마케팅하고 서비스 해야할지에 대한 노하우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그라비티가 이러한 부분을 도우며 상생의 케이스를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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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균 PM은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를 시작으로 트렌트에 맞춰 성장해왔다. 이번 계기가 또다른 성장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퍼블리싱을 넘어 내부에서도 독창성 있는 게임을 만들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이성국 PM은 "다량의 텍스트 분량의 해외 RPG 게임을 퍼블리싱 혹은 로컬라이제이션 해보고 싶다"며 "아시아권 언어의 로컬라이제이션 출시 혹은 한국 지역의 마케팅만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사업을 확장했으면 한다"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