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누티비' 같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왜 안사라질까

운영자 검거 어렵고 범죄 수익금 환수 제대로 못해…이용자 인식 개선 필요

방송/통신입력 :2023/04/28 14:05    수정: 2023/04/30 08:09

영상 불법 스트리밍 웹사이트 '누누티비'가 서비스를 종료한 뒤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누누티비를 사칭하거나, 유사 사이트들을 중심으로 콘텐츠 저작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글에서 '누누티비'를 검색하면 '누누티비 대체', '누누티비 새 링크' 같은 연관 검색어들을 만나게 된다. 이 검색어 링크를 통해 누누티비처럼 드라마·예능·영화 등을 불법 제공하는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누누티비가 논란 끝에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콘텐츠 저작권 침해는 여전한 상황이다. 왜 이런 현상이 계속되는 걸까?

정체 숨긴 불법 사이트 운영자, 검거하려면 국제 공조 수사까지 

관련업계에선 불법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하기 어려운 점을 꼽고 있다. 그러다보니 누누티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누누티비를 형사 고소한 국내 콘텐츠연합체의 안상필 MBC 법무팀 차장은 "누누티비 등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은 보통 가상사설망(VPN)을 써서 자신의 스마트폰 위치가 담긴 IP를 노출시키지 않고, 도메인 소유자 정보도 가려 놓기 때문에 추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누누티비 운영자는 미국에 서버를 두고 국내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위치와 관련 정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불법 사이트들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점도 근절이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해외에 서버를 둔 웹사이트 수사는 국제 공조가 필수다. 최근 누누티비 수사에 착수한 부산 경찰청도 국제 공조를 진행하고 있다.

누누티비 웹사이트 갈무리

검거되도 남는 장사?…"저작권 침해 범죄 수익금 환수 제대로 못해" 

누누티비 같은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해도 범죄 수익금을 제대로 환수하지 못해 범죄 재발 방지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은 누누티비가 불법 도박 광고로 333억원 이상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현행 표시·광고법상 불법 마약류·도박 광고 처벌 규정을 제대로 두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누누티비 같은 사이트는 불법 도박 배너광고를 전면에 노출해 수익을 올리는데, 이런 불법 이익을 환수하거나 과징금을 제대로 물리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비슷한 사례로 2018년 검거된 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 '밤토끼' 사례를 소개했다. 밤토끼는 웹사이트에 불법 도박 광고 배너를 걸고 9억6천만원 수익을 얻었다. 사이트를 이용해 얻은 총 범죄 수익은 더 클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범죄 수익 환수금은 6억원에 불과했다.

"보는 사람 없으면 누누티비도 없어질 것"

콘텐츠 업계에선 누누티비 같은 불법 유통 사이트를 모두 없애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저작권에 관한 이용자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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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필 차장은 "누누티비 운영자가 서비스를 종료했어도 이미 콘텐츠와 개발소스를 가지고 있어 언제든지 다시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누티비뿐만 아니라 예전엔 웹하드를 통한 콘텐츠 불법 유통, 최근 해외 교민 대상 IPTV를 통한 콘텐츠 불법 유통 등 관련 문제는 끊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내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누누티비 서비스 종료 뒤 추모 사이트까지 등장할 정도로 아직 저작권 인식이 부족하다"며 "예전엔 웹툰도 불법 유통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요즘엔 캡쳐해서 커뮤니티에 올리면 댓글로 불법아니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영상 저작권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