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쇼크' 깊어지나...적자 규모에 주목

감산 규모·시설투자·위기극복 방안 관심...2분기도 적자 전망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4/25 14:18    수정: 2023/04/25 15:31

이번주 삼성전자(27일), SK하이닉스(26일)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반도체 쇼크' 충격이 또 한번 재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달초 잠정실적 발표에서 6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삼성전자의 경우 자회사 지분법 평가익에 따라 간신히 적자를 면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은 더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IT 수요 침체로 양사는 각각 반도체에서 4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실제 적자 규모가 주목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이달 초 처음으로 감산계획을 공식화한 가운데, 향후 투자 계획 및 규모에 변화가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26일 오전 9시 SK하이닉스에 이어 27일 오전 10시에는 삼성전자가 각각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4조원대 적자 전망…투자 계획 변경되나

앞서 삼성전자는 이달 7일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매출은 63조원으로 전년보다 1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95.7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의 1분기 실적은 분기 영업이익으로는 2009년 1분기 5천930억원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삼성전자 실적 감소 원인은 반도체(DS) 부문 부진의 영향이 가장 크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사업부가 약 4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S 사업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27일 컨콜에서는 삼성전자의 감산 규모와 향후 투자 계획 변동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2022년 4분기 컨콜에서 올해 반도체 시설투자가 전년 수준(47조9천억 원)이 되고, 감산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달 초 잠정실적 발표에서 삼성전자는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다"라며 계획을 변경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DDR4 등 중심으로 감산하고, 전체 생산능력(캐파) 중 10~20% 정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지난 24일 파운드리 업체 TSMC는 컨콜에서 반도체 연구비용을 1분기에 20% 늘린다는 계획이었으나, 실제로 지난해 4분기보다 줄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또한 반도체 불황 및 감산에 따라 투자 계획이 변동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전체 적자를 기록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증권사들이 추산한 삼성전자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하이투자증권 1조2천860억원, SK증권 6천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 4천억원, 삼성증권 2천790억원 등이다. 2분기에 적자를 내면 2008년 4분기(영업손실 9천400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또 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한 2000년 3분기 이후 2번째 적자 기록이다.

SK하이닉스, 2분기 연속 적자 전망…위기극복 방안 주목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 3조원 중반대 적자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작년 4분기 영업손실 1조7천12억원은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분기 적자 전환이었다. 메모리 비중이 90%에 달한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 감소에 따라 1분기 적자 폭은 작년 4분기보다 커진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2022년 4분기 컨콜에서 "메모리 시황 악화에 따라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이달 3일 원재료 구매 등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조9천745억원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2분기에도 3조3천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전히 업계의 메모리 재고로 인해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감산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메모리 업계의 재고 소진이 촉진되면서 업황 안정화가 앞당겨질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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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컨콜에서는 위기 극복 방안과 메모리 가격 및 공급 안정화 시기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만 반도체 업계에서도 26일 파운드리 업체 UMC, 28일 팹리스 업체 미디어텍이 컨퍼런스콜 통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