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도 '보릿고개'...TSMC·UMC 주문 줄고, 수익 감소

파운드리 팹 평균 가동률 70%...7나노 팹 40% 이하로 떨어져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4/21 16:05    수정: 2023/04/21 16:12

메모리에 이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불황도 현실화됐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 3위 UMC의 실적이 올해 들어 감소세에 돌아섰기 때문이다. 전세계 파운드리 공장(팹) 평균 가동률은 70% 밑으로 내려간 상태다. 7나노 미만 첨단 공정 가동률은 50% 미만을 기록해 주문 감소를 실감케 한다.

TSMC는 지난 몇 년간 매 분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다가 올 1분기 4년만에 분기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58%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TSMC의 실적이 주춤하자 업계에 주는 파장이 크다.

반도체 웨이퍼 (사진=TSMC)

20일 발표된 TSMC 실적을 보면 1분기 매출은 5086억3천만 대만달러(22조1천억 원)로 전년 동기 보다 3.6% 늘었고, 순이익은 2069억9천만 대만달러(약 8조9천700억원)로 전년 대비 2.1%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이번 실적을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8.7%, 순이익은 30% 각각 감소했다.

파운드리 업계 실적 감소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생산 주문량이 대폭 줄어든 탓이다. TSMC 매출에서 고성능컴퓨팅(HPC)과 스마트폰은 각각 44%, 34% 비중을 차지하며 주요 고객사는 애플, 엔비디아, AMD 등이다. TSMC에 따르면 1분기 자동차를 제외한 전 분야에서 매출이 전분기 보다 감소했다고 밝혔다. 산업별 실적은 스마트폰 27%, 고성능컴퓨팅(HPC) 14%, IoT 19%, DCE 5% 각각 줄었다.

대만 디지타임즈는 소식통을 인용해 “TSMC는 애플, 미디어텍과 같은 대형 고객사의 주문 감소 뿐 아니라 소니, 브로드컴과 같은 고객사 주문도 줄었다”라며 “올해 상반기 내 7나노 팹 가동률은 40% 아래로 떨어질 수 있고, 12·16나노와 28나노 공정 팹 가동률도 2분기에 각각 50%, 85~9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웨이저자 TSMC CEO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업계 재고 수준이 예상보다 높으며, 2분기에도 주문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률은 1분기(45.5%)에 비해 하락한 39.5%에서 41.5%로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TSMC의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보다 약 10% 가량 감소하고, 연간 매출은 한 자릿수 초반 퍼센트(%)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나마 3분기에 수요 회복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파운드리 점유율 3위인 UMC도 1분기 실적이 감소했다. UMC는 올 1월부터 3개월 연속 월 실적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1분기 매출은 542억1천만 대만달러(2조3천516억 원)로 전년(634억2천만 대만달러) 대비 20.1% 감소했다. UMC의 1분기 영업이익은 이달 26일 컨퍼런스콜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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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타임즈는 소식통을 인용해 “UMC의 팹리스 고객사들은 가능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전에 합의한 장기 계약을 파기하고 있다”라며 ”이에 영향을 받아 많은 IC 디자인하우스 업체에서도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밝혔다.

UMC는 지난 1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 1분기 팹 가동률이 70%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 밖에 글로벌파운드리, SMIC, PSMC 등도 70%대 팹 가동률을 기록 중이다. 넥스트칩은 지난해 4분기에 팹 가동률이 50~55%까지 떨어졌다.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팹 가동률이 내려가면서 올 1분기 평균 80% 전후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