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FAST'는 왜 뜰까

유료방송 요금 비싼 미국 중심 시장 성장...삼성·LG전자·CJ ENM 등 국내 기업도 관심

방송/통신입력 :2023/04/20 16:45    수정: 2023/04/21 10:02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의 확산에 미디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월 구독료 형태의 OTT 서비스가 각광을 받으며 여러 미디어 기업들이 뛰어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서비스 시장이 갓 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라마운트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스마트TV 제조사 삼성전자, LG전자가 FAST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파라마운트는 아메리카·유럽을 중심으로 FAST 채널 '플루토TV'를 운영한다. 아마존은 FAST 채널 '프리비'를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TV 전용 앱에 FAST 채널을 탑재했다.

콘텐츠미디어그룹 뉴(NEW)에서 분사한 스타트업 '뉴아이디'는 국내와 북미·유럽 등에서 84개 FAST 채널을 두고 있다.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이용자·사업자 윈윈

FAST가 확산하는 주요 원인은 이용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유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가격이 국내보다 7배 정도 비싸기 때문에 FAST가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사업자들은 이용자 수가 많아질수록 광고 단가를 높여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뉴 아이디 관계자는 "채널을 보는 시청량, 타깃 등에 따라서 광고 분량과 단가가 다르다"며 "콘텐츠 사업자(CP)들은 이미 보유한 콘텐츠를 FAST를 통해 유통해 지속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FAST는 무료 서비스란 점에서 유료방송의 요금 부담이 높은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한 것이 주목된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 내 FAST 채널은 3천720개다. 전년 2천700개 보다 37% 증가했다.

북미 시장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는 CJ ENM은 2021년 말 플루토TV에 전용관 'K콘텐츠 by CJ ENM'을 출시했다. 이 외에 NBC유니버설의 OTT 피콕, 폭스, 로쿠 등에서 FAST 전용 관을 공급했다.

시장조사기관 VIP+에스티메이츠에 따르면, 미국 내 FAST를 통한 연간 광고 수익은 지난해 39억달러(약 5조2천억원)로 추산됐다. 또 2025년이면 61억달러(약 8조1천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스마트TV 보급 확대 바람 타고 FAST 성장 

FAST의 성장은 스마트TV 이용률 증가 영향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스마트TV 전용 앱 '삼성TV 플러스'에 FAST를 적용했다. 24개국에서 1천500여개 채널을 제공하고, 국내에서는 지상파를 포함해 100여개 채널을 운영한다.

LG전자는 자체 스마트TV 운영체제인 '웹OS'를 통해 29개국에서 FAST 채널을 공급한다. 국내에선 최근 LG유플러스 오리지널 콘텐츠 아이들나라, U+홈트, U+Stage 등 채널을 추가했다.

다이렉트미디어랩의 한정훈 대표는 "앞으로 FAST 시장은 스마트tv주도형, 방송사 주도형이 경쟁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건식 공영미디어연구소 소장은 "케이블과 위성 방송, OTT 등 플랫폼이 콘텐츠 소비 방식에 영향을 준 것처럼 TV 제조사들이 플랫폼을 마련해두면 FAST채널 이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고 시청에 익숙한 이용자, FAST도 친숙

광고를 함께 보는 콘텐츠 소비 방식에 익숙해진 시청자의 경험으로 FAST의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확산의 이유료 꼽힌다.

한정훈 대표는 "FAST는 (광고를 보고 이용료를 내지 않는) 유튜브와 (이용료를 내고 광고를 보지 않는) OTT의 중간 단계"라며 "이미 이용자들은 유튜브 등 광고 기반 스트리밍에 익숙하므로 콘텐츠 품질이 좋으면 FAST채널에서도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료 구독 모델 형태의 OTT도 광고 기반 시청 행태에 관심을 보여왔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등 글로벌 OTT들은 광고를 붙이고 비교적 저렴한 상품의 요금제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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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로쿠, HBO맥스, 폭스, 블룸버그 등 글로벌 OTT와 언론사들은 일부 콘텐츠를 FAST채널에 직접 공급하고 있다. 

유건식 공영미디어연구소 소장은 "국내에선 유료방송 가격이 저렴하고, 지상파 방송이 자리잡아 광고 기반 시청이 비교적 친숙하지 않지만 미국은 다르다"며 "미국에선 OTT 시장이 포화하고, 코드커팅(유료방송 가입 해지) 비율이 전체 가구의 35%까지 높아져 기업들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FAST를 공략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