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을 절반씩 나누어 부담한다는 이른바 '반반 결혼'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결혼한 분들, 반반 결혼은 대체 어디까지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20살로 소개한 작성자는 "요즘은 반반 결혼이라고 하는데 반반 결혼은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냐"며 "흔히 예단을 다 생략하고 집과 혼수를 반씩 부담하냐. 생활비도 반씩 내고 각자 경조사나 부모 챙기는 것도 반반이냐"고 물었다.
작성자는 "이러면 룸메이트랑 다를 게 뭐냐. 아직 제가 어려서 그런 거냐"며 "만약 아이를 낳게 되면 아이를 낳는 산후조리 비용도 반씩 내냐", "아이를 낳아서 바로 복직이 어려워 휴직하거나, 장기적으로 1인 외벌이가 된다면 그때는 반반을 어떻게 하냐. 생활비 못 내면 여자가 대출을 써서라도 생활비를 내야 하냐"고 물었다.
해당 게시물에는 15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반반 결혼'의 정의에 관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보통 결혼에 소요되는 비용만 말하는 것 아니냐. 예식이나 집, 혼수에 한정된다", "결혼 생활은 현실적으로 딱 반반 나눠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결혼해서 가족이 되는데 내 거, 네 거 따져가면서 살 거면 결혼하면 안 된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네티즌 A씨는 "반반 결혼이 뭔지 공부하지 말고 '반반 타령'하는 것들은 무조건 거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버는 돈도 무조건 반반인 이상적 반반 결혼을 했다고 치자. 그럼 생활비도 각출할 것"이라며 "그 생활비로는 어디까지 결제해도 되냐. 생리대나 면도기, 부부 중 한 명만 선호하는 식재료는 어쩔 거냐"고 답했다.
이어 "쌀을 공동으로 사도 먹는 양이 다르고, 머리 길이에 따라 샴푸 사용량도 다르다"며 "비율을 따져서 추후 추징할 거냐", "아이 성씨는 누굴 따라야 하고, 임신이나 출산은 반씩 할 수 없는데 무조건 여자 성을 쓰면 되냐"고도 설명했다. 그는 "결혼은 계산으로만 할 수 있는 게 절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네티즌 B씨는 "행복하게 잘 사는 주변 사람들이 과연 반반으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을까. 당연히 아닐 것"이라며 "누구라고 콕 집어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분명 어느 면에서는 한쪽이 희생하고 있고 또 어느 면에서는 반대쪽이 희생하고 있다", "중요한 건 서로의 희생에 감사하고 미안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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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내가 하나도 손해 보지 않는 결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조금 피곤하고 힘들더라도 저 사람이 행복하면 됐다는 마음으로 결혼해야 한다", "난 절대로 손해 보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결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절대 손해 보지 않는 결혼이란 건 없다"고 답변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