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성장사다리 구축…으뜸기업·협력모델 '쌍끌이'

소부장 기업 2%, 생산액 55% 책임져…韓 경쟁력 6위 정체 돌파해야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4/18 17:12

정부가 18일 기술력을 가진 소재·부품·장비 으뜸기업과 수요-공급기업 협력모델을 발굴해 ‘세계적인 제조 3강, 수출 5강을 이끄는 첨단 소부장 강국’을 목표로 하면서 관련 업계가 힘을 받을 전망이다.

그동안 소부장 산업은 제조업 위주 경제 구조의 핵심이지만, 그 안에서도 대·중소기업 격차가 전체 성장 발목을 잡아왔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왼쪽에서 네번째)과 기업 대표들이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소부장 으뜸기업 지정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직원을 300명 이상 고용한 소부장 기업 612개사가 창출한 경제 규모는 463조원이다. 300명 이하 직원을 둔 2만9천2개사가 생산한 383조원 가치를 뛰어넘는다. 소부장 기업의 2%가 전체 생산액의 55%를 책임진 셈이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이는 주요국보다 국내 소부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세계 소부장 수출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2012년 이후 6위에 머물고 있다. 2021년 기준 중국이 16.2%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독일·미국·홍콩·일본이다. 한국은 4.3%로 이들 국가 뒤에 있다. 소부장 시장에서 중국과 경합하는 정도는 2010년 59.8%에서 2021년 65.1%로 높아졌다. 그만큼 중국 수준이 많이 따라와 한국과 경쟁한다는 뜻이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이날 발표된 정부의 소부장 세계화 전략도 소부장 으뜸기업과 협력모델로 성장 사다리를 만들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소부장 산업의 핵심 주체인 스타트업·강소기업·으뜸기업 간 성장 사다리를 강화하겠다”며 “이들 기업이 세계적인 ‘슈퍼을(乙)’ 회사로 크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소부장 으뜸기업 200개로 확대

이에 정부는 66개사인 소부장 으뜸기업을 2030년까지 200개로 늘리기로 했다. 2021년 22개사, 지난해 21개사, 올해 23개사가 뽑혔다.

정부는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을 가진 으뜸기업에 기술 고도화부터 판로 개척까지 지원한다. 하반기 총 264억원, 앞으로 4년 동안 총 1천800억원 규모의 전용 연구개발(R&D)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실증 평가와 해외 인증 획득 비용 등을 지원해 사업화도 돕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2021년 선정된 1기 소부장 으뜸기업은 핵심전략기술로 매출을 발생해 코스닥시장에 기술특례 상장을 하거나 해외에 생산 시설을 짓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수요-공급기업 협력모델 5건 승인

소부장 경쟁력위원회는 신규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모델 5건을 승인했다. 협력모델은 수요-공급기업이 기술을 같이 개발하며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자립화를 도모하는 제도다. 

정부는 4~5년 동안 400억원의 공동 연구개발(R&D), 환경·노동 규제 특례, 금융·세제, 실증 평가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3년간 59건이 승인돼 R&D에 5천600억원, 환경‧노동 규제 특례, 정책 금융 혜택을 받았다.

산업부가 제안한 협력모델은 ▲자율주행용 라이다 ▲초저온 전령 리보핵산(mRNA) 백신 저온 유통망 관련 소재와 부품 ▲초고정밀 직선이송부품 3건이다. 완전자율주행을 실현하기 위해 태양광·눈·비 간섭이 많을 때에도 잘못 인식할 확률이 낮은 주파수 변조방식(FMCW) 라이다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백신 수송 제도가 강화됐으니 단열재와 형상 가공 기술 등 소재·부품을 자립화하고, 초저온 mRNA 백신 보관 조건까지 충족하는 유통망을 구축한다. 사양이 낮은 공정에만 쓰고 있는 직선이송부품을 웨이퍼 이송 첨단 장비 부품에 적용할 수 있게 국내 생산 기반도 마련하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놓은 상생모델은 ▲전기자동차 전력 모듈용 고절연 리츠 와이어 ▲반도체 세라믹 기판 기술 2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