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중국 합작 법인인 북경현대가 모처럼 판매량이 늘면서 실적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경현대는 지난달 전년 대비 1만대가량 판매량을 높이면서 1분기를 마무리했다. 올해 북경현대가 실적 회복을 위한 칼을 단단히 빼 들면서 ‘상저하고’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북경현대의 지난달 판매량은 2만7천13대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57.95%, 전월 대비 58.87%다.
이 같은 판매량은 7세대 엘란트라(아반떼) 실적 견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7세대 엘란트라는 1만2천425대가 판매됐다. 올해 들어 매달 5천대에서 6천대 가량 팔리던 엘란트라 판매량이 두 배 가량 성장한 셈이다.
7세대 엘란트라는 지난 2020년 출시돼 중국 현지에서 적합한 성능에 부담없는 가격으로 꾸준히 판매량을 유지했다. 특히 판매 부진을 겪던 지난해에도 월간 판매 1만대 수준을 유지하는 등 북경현대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았다.
판매량 상승으로 1분기를 마무리하면서 업계에서는 상저하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북경현대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 현지 전략 모델 ‘무파사’에 이어 향후 3년 내 최대 5종의 전기차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차종 부족을 문제로 꼽았던 업계의 지적에 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가속이 북경현대의 기회가 될 전망도 보인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올해 말 중국 내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2천만대를 돌파하고 시장 점유율 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맞서 내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수요가 발생하면 전기차 라인업 구축이 가능한 북경현대에게 판매량 상승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월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 1위는 중국 비야디(BYD)의 송 플러스 전기차로 3만7천153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지 고객 경험 강화에도 나선다. 현대차는 이달 개최하는 상해 모토쇼에 참가해 총 20대 차종을 선보인다. 20대 차종에는 N브랜드 차량 8종, 수소차인 넥쏘와 아이오닉6를 포함한 친환경차 3종, 승용차 3종, RV차 3종을 전시한다.
내연기관 기술력의 집합체인 N브랜드를 중국에 본격 선보이면서 현지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대나 되는 대량의 차종을 선보이는 이유도 중국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늘리면서 성능을 강조하는 상품으로 인식개선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소비자는 전반적으로 애국소비 성향이 강하다. 이에 현대차는 브랜드 영향으로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보다 글로벌 3위 업체에 올라섰음에도 권역을 따로 둘 정도로 중국 시장에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북경현대는 해외 사업에 오랜 경험이 있는 오익균 사장을 북경현대 사장으로 선임하고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오 사장은 부임 후에 한달 만에 전략 행사를 개최하고 ‘2025 뉴 플랜’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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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오 사장은 “오는 2025년까지 연 판매 50만대를 달성하겠다”며 “중국 고객의 요구를 앞서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전략 덕에 중국 내 합작 회사들이 부진한 상황에도 북경현대는 판매량이 큰 폭으로 회복했다. CPCA 관계자는 “주요 합작 자동차 회사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지만, 북경 현대는 전년 대비 비교적 큰 판매량 상승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