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여교사가 5학년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배와 허벅지를 맞아 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했다가 한 달 뒤 학생 부모로부터 아동학대 신고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보배드림'에는 교사의 남편이 직접 글을 올려 도움을 요청했다.
사연에 따르면, 광주광역시에서 근무 중인 13년 차 교사 A씨는 지난해 7월 음수대에서 맨입으로 물을 마시고 있는 5학년 B학생을 마주쳤다. 당시 코로나 상황으로 음수대를 사용할 때는 꼭 컵이나 물병을 사용하도록 지도하는 게 학교 방침이었다.
◇ "음수대서 물통 이용" 지도했더니…배·허벅지 발길질
이에 A씨는 B학생에게 "친구야, 입 대고 마시면 안 되지. 물통을 이용해서 먹어야지"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학생은 "입 안 대고 마셨는데요. 저만 이렇게 먹는 거 아닌데요"라고 대답했다.
A씨가 재차 "그럼 네가 친구들에게 (입 대고 마시면 안 된다고) 이야기 해줘야지"라고 말하는 도중 B학생은 뒤돌아서 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가 학생을 붙잡아 돌려세웠고, 두 손을 붙잡고 눈을 마주치려고 했는데 학생은 벗어나려고 뒤로 버티면서 힘을 주기 시작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당시 A씨는 42㎏이었고, 학생은 A씨보다 키는 작지만 몸무게는 조금 더 나가는 상태였다고. A씨는 "제가 이겨내기 버거운 힘이어서 순간 (손을) 놓을까 고민도 했지만, 손을 놓으면 학생이 뒤로 넘어져 손목을 다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학생에게 '선생님이 너 놓으면 네가 다칠 수도 있으니 선생님하고 이야기만 하고 가자'고 설득했다"고 회상했다.
이때 B학생이 A씨의 발을 여러 번 밟고 배와 허벅지를 발로 찼다고 한다. 이후 B학생의 어머니는 학교에 와서 "이번 달부터 약을 먹고 있다"며 A씨에게 사과했다.
◇ 교보위 "불안장애 학생, 교권 침해 인정"…부모는 '아동학대' 신고
A씨는 교사들의 교권을 보호받고 폭력을 가한 학생이 경각심을 갖게 하기 위해 학교에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를 열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 결과, B학생이 불안장애가 있는 점 때문에 교권 침해는 인정하지만 처분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문제는 교보위 개최 사실을 알게 된 B학생 부모가 화가 나 여러 단체에 A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기 시작한 것이다. 약 한 달 뒤, A씨는 경찰로부터 '아이를 붙잡아 끌고 가고 벽으로 밀쳤다'는 내용의 아동학대 신고 및 수사 개시 통보를 받았다.
A씨와 B학생 측이 합의하지 않으면서 경찰 수사관이 아동학대 '혐의 있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고, 검찰 측에서는 재수사를 요구해 보완 수사까지 이뤄졌다. 얼마 전 다시 검찰로 사건이 넘어갔으며, 구청에서는 '학대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 "탄원서 부탁" "양팔 잡는 게 학대라고?"…교사·남편 '울분'
A씨는 "재수사 중 수사관이 학교에 와서 목격자 진술을 받아 갔고, 변호사가 검사와 이야기 해 본 결과 아이들의 진술이 제게 불리하다더라"라며 "검사도, 부장검사도 이런 일로 교사가 처벌받아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그런 거로는 '혐의없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입장인 것 같았다"고 적었다.
이어 "이 상황에서 저는 동료 교사들의 탄원서를 받으려고 여기저기 부탁하고 있다"며 "PD수첩 방송, 다양한 교원단체 성명서, 관련 기사, 칼럼 등을 참고자료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많은 교사가 아동학대 건으로 힘들어하고 계시고, 그 중 용기 내 세상에 알리시는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 저는 지금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그 문제를 직면할 용기조차 끌어모으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A씨의 남편도 아내의 상황을 공유하며 "발버둥 치는 아이 양팔을 잡는 게 아동학대라면 도대체 아내는 어떤 행동을 해야 했냐. 학생이 때리면 때리는 대로 가만히 맞고만 있어야 하냐"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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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매일매일 이 일 때문에 너무 고통스럽다. 아내도 참 많이 울었다. 이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도 안 가고 걱정만 앞선다"면서도 "해당 학생은 교사를 때린 사실이 명백해 재판 진행 중이나, 저희 쪽 결과가 나오지 않아 재판을 미루고 있다.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