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기획재정부가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을 계획한 가운데, 중장기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눈여겨 보고 있다. 그렇지만 만기 20년 이상 국채로 발행될 예정이라 투자자들의 심리적 장벽을 뛰어넘을 만한 인센티브가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선 개인투자용 국채가 노후 자금이나 목돈 마련을 장기에 걸쳐서 할 만한 투자 유인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개인투자용 국채란, 일반 국고채와 달리 매입 자격을 개인으로 한정된 국채로 20~30년물 국채가 될 예정이다. 발행 이율도 기획재정부장관이 사전에 공고한 이자율로 구성된다. 현재 20년물 국채 표면금리는(2023년 3월 10일 발향) 연 3.25%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매월 수 십만원 가량 국채 20년물을 산 개인투자자에게 만기 시 원리금을 보장해주고, 만기 보유 시 1인당 매입액 2억원까지 이자소득을 분리과세(14%)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 해부터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채권 투자 비중이 늘어난 만큼 개인들의 채권 투자에 대해 업계 반응은 좋다.
KB국민은행 강남PB센터 정성진 부센터장은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지는 메커니즘을 감안했을 때, 금리 인상이 종료돼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가격이 올라 차익을 볼 수 있는 면이 있다"며 "중위험 중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를 고려해볼 만한 요인은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신한PWM 여의도센터 김대수 팀장은 "은행에서 판매하는 채권 투자에 대한 메리트를 얻기 위해 최소 1억원 이상 채권에 투자해야 하는데 적은 돈으로 직접 국채를 매입해 장기적으로 목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건은 '만기 보유 시'의 단서 조항이다. 개인투자자가 만기를 길게 가져가는 상품이 보험이나 퇴직연금에 한정된 금융투자환경서 20~30년까지 무조건 채권을 매월 투자하긴 어렵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기획재정부도 "구매자에게 긴급한 현금 수요가 발생할 경우를 감안해 만기 전 중도 환매를 허용할 계획"이라면서 아직까진 구체적인 환매 조건은 내놓지 않았다.
중도 환매없이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했을 때 주는 과세 혜택도 투자 동기 요인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소득세가 대통령령으로 시행이 유예되면서 현행 법상 채권 매매 차익은 비과세인데, 중도 상환도 어렵고 긴 만기까지 가져가더라도 비과세가 아닌 분리 과세라는 점은 아쉽다는 부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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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채 특성 상 국가가 망하지 않으면 디폴트 우려는 없지만 유통수익률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서 20~30년물 국채를 매월 투자하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실제 기획재정부는 보도자료 상에서도 원금보장형이라는 표현을 적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개인들이 금융사를 통해 국채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상황에서 만기 보유 조건은 심리적 허들이 크다"면서 "금융투자소득세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