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서 먹으면 가장 싼 게 9000원짜리 칼국수예요."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점심 밥값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점심시간 '구내식당 러시' 현상이 생겨나고, 편의점 초저가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려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먹거리 물가가 치솟으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플레이션'이라는 말이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냉면과 짜장면 칼국수 등 국수 요리값이 줄줄이 오르며 등장한 '누들 플레이션'이란 말이 대표적이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었던 국숫값마저 오르면서 시민들은 점심 지출을 줄이기 위해 구내식당을 찾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양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8개 외식품목(서울 기준) 중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짜장면이었다. 짜장면 가격은 지난해 1월 5769원서 올해 1월 6569원으로 13.9% 올랐다. 같은 기간 냉면도 1만692원으로 9.0% 뛰며 1만원을 돌파했다.
최근 서울의 유명 평양냉면 맛집으로 꼽히는 곳들이 연초부터 냉면 값을 줄줄이 인상하면서 '냉면은 귀족 음식'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먹거리 물가가 치솟으면서 구내식당을 찾아 식비 지출을 줄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한다.
경기도 판교의 IT기업에서 일하는 이운호(37)씨는 "밖에서 점심을 먹으면 비빔밥, 순댓국, 부대찌개 전부 다 1만원부터 시작한다"며 "구내식당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구내식당을 찾게 된다. 체감상 회사 인원 절반 이상이 구내식당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근 구내 식당들끼리 경쟁이 붙어서 후식으로 팝콘을 나눠주거나, 경품 추첨 같은 행사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근무하는 김범규(31)씨도 "나가서 먹으면 1만5000원에 밥을 먹는 경우도 예삿일이다"며 "지출을 줄이려고 구내식당을 찾으면, 구내식당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밥 먹는 시간보다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는 수도권 오피스 지역 내 월평균 식수가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CJ프레시웨이는 1~2월 수도권 구내식당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먹거리 물가 상승에 초저가 편의점 도시락도 인기다.
지난 2월 GS25가 4000원대 가격으로 내세운 '김혜자 도시락'은 출시 50일 만에 300만개 이상 팔렸다. 같은 기간 GS25 전체 도시락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66.9% 신장했다.
다만 일부 초저가 도시락을 제외하면 편의점 식품들 역시 품질 대비 비싸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학원생 송모(25)씨는 "편의점에서 짜장컵밥이라도 사먹으려고 하면 5000원이다"며 "가격이 좀 싸다고 생각해서 편의점에 들어가도 실제로 계산하는 금액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저가 편의점 도시락이 나온다고 하는데 (품절되어서)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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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지수(27)씨는 "편의점 밥도 비싸서, 얼마전부터 번거로워도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며 "월급 빼고 다 오른 탓에 식비에서 나마 줄이려고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