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해외직구 시장…알리익스프레스, 메기 될까

11번가-아마존·티몬-큐텐 시너지 강화...지마켓 명품 직구 역량↑

유통입력 :2023/04/04 08:30    수정: 2023/04/04 14:45

해외 직구 거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알리바바 그룹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 공략을 공식 선언하면서 국내 해외 직구 시장 메기 역할을 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시장에 1천억원을 투자하며 저렴한 제품 가격과 무료 배송을 내세워 한국 직구 시장을 사로잡겠다는 복안이다. 업계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중국 가성비 제품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는 만큼, 주요 소비자층이 달라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면서도 11번가, 티몬, 지마켓 등 해외 직구 서비스를 운영해오던 기존 사업자들은 자사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며 시장 판도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국내 해외직구 규모 지난해 사상 최대...알리익스프레스 한국 공략 공식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 규모는 9천612만 건, 47억2천500만 달러(약 6조 2천157억원)로, 전년보다 건수로는 8.8%, 금액으로는 1.4%가 늘어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해외 직구 건수가 전년 보다 17% 늘어난 5천541만7천건으로 전체 해외 직구의 57.7%를 차지했다.

직구 시장이 성장하자, 알리익스프레스도 지난 달 초 국내 시장 1천억원 투자 계획을 밝히고 배우 마동석을 첫 전속모델로 발탁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무료배송, 타임세일,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CJ대한통운과 협력, 길게는 1~2주가량 소요되던 배송일을 3~5일 내로 단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11번가·티몬·지마켓 등 기존 사업자, 서비스 강화 집중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월클 데이즈'

해외직구 서비스를 이어오던 기존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저렴한 중국 가성비 상품을 취급하는 알리익스프레스와 자사 서비스 수요층이 다를 것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서비스 경쟁력은 지속 강화 중이다.

11번가는 2021년 8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출시한 이래 직구 거래액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11번가는 우주패스 무료 배송, 매달 진행하는 아마존 위크 등을 통해 소비자를 확보 중이다. 최근에는 스토어 베스트셀러를 특가 판매하는 ‘월클 데이즈’ 기획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현재 11번가는 아마존을 통해 미국 직구 상품만을 판매하고 있지만, 이외 국가 상품까지 확장을 검토 중이다.

해외직구 핫딜

지난해 9월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 업체 큐텐에 인수된 티몬은 글로벌 공동 구매 ‘티몬 월드’를 운영하고, 지난해 11월부터는 큐텐과 연계한 ‘해외직구 핫딜’ 기획을 진행하며 직구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기획전이 시작된 11월 이후 명품을 제외한 티몬 해외 직구 판매액은 매월 30% 이상씩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티몬은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 풀필먼트 역량으로 배송 기간을 일주일 이내로 줄이기도 했다. 올해 1월 기준 티몬 해외 직구 구매 건수와 구매 고객 수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 늘었다. 매출 품목별로는 같은 기간 가전·디지털이 35%, 뷰티 118%, 식품 98%, 유아동 상품 483% 성장했다. 아울러 티몬은 해외 생산자와 연계한 자체 브랜드(PB) 상품 ‘티멍패드’를 제작하기도 했다.

지마켓 명품직구

지마켓은 지난해 말 해외 직구 특화 패밀리 사이트 G9 서비스를 종료하고, 지마켓 플랫폼에 관련서비스를 이식했다. 이후 지마켓은 ‘해외직구 바로가기’를 추가하고, 대규모 ‘해외직구 빅세일’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기도 했다. 특히 명품 직구 카테고리에서는 무료 감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품일 시 100%환불과 스마일캐시 100% 보상 등도 제공 중이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해외 직구 분야 안에서도 기업마다 주력하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공략이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다만 직구 시장이 커지고 있으니 각자의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대응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소비자들의 해외 직구 경험도 많이 늘어나 국경 없는 온라인 쇼핑이 더 일반화된 경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알리익스프레스, 11번가, 티몬 등 각자 잘하는 영역과 공략하는 소비자에 집중할 것이라 뺏고 뺏기는 싸움보다는 각자의 영역에서 규모를 키워나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패션, 명품, 가전에만 해외 직구가 집중됐다면 이제는 상품군 수요가 더 다양해졌기 때문에 서비스도 늘어나는 것으로 본다”면서도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가성비 상품 위주로 판매하는데, 이를 직구까지 해서 살 만큼의 소비자 수요가 높은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조금 더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해외 직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고, 지속적으로 시장 파이가 커질 것으로 보여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