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선임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둘째 아들 김동원 사장의 글로벌 진출 첫 작품인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사 인수가 득이 될지 실이 될지에 대해 생명보험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에선 “생보사의 해외 손보사 인수 사례가 드문 만큼 기대가 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기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리스크가 우려된다”는 분석도 있다.
3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한화생보는 현지 법인을 통해 인니 재계 6순위 리포그룹의 금융 자회사 리포손보 지분 62.6%를 인수했다. 한화생보가 인수한 리포손보는 인니 전체 손보사 77개사 중 14위 규모다. 건강·상해보험 판매 기준으로는 2020년 말 기준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보험업계에선 국내 생명보험사가 외국 손해보험사를 인수한 것에 대해 기대가 크다는 목소리가 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보사가 해외 손보사를 인수한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만큼 새로운 먹거리 개척에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리포손보 인수가 국내 생보업 최초가 맞느냐?”라는 지디넷코리아의 질의에 한화생명 측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한편 한화생명 측은 “앞으로 인니 생∙손보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지 생보업과 손보업의 실적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중한 전략 결정이 필요해 보인다.
김동원 CGO 체제의 한화생명은 이번 리포손보 인수를 통해 생∙손보를 아우르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한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글로벌 현지 기업과 업무제휴를 맺고 사업확장도 추진할 것”이라며 “미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신규 디지털사업을 인니 현지에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인니 손해보험협회(AAUI)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체 손해보험사의 보험료 수입은 총 31억 달러(4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상반기 대비 20% 늘어난 수준이다.
그렇지만 해외 진출을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있다.
다른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은행이 폐쇄됐고 크레디트스위스가 UBS에 인수되는 등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며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우려되는 현 시점에 공격적인 해외 진출을 진행하는 게 정답은 아닐 수 있다”고 대답했다.
오병국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산업의 성장 정체로 보험사의 해외진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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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연구위원은 “다만 경영관리 비용, 정보 비대칭성, 현지 규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유발되는 해외사업 비용에 대한 관리 역량이 미흡한 경우도 있어 진출 방식의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생명은 지난해 영업수익으로 33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대비 24.0%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7.1% 떨어진 7천147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