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바닥쳤나?…마이크론, 3조원 사상 최대 분기 적자

시설투자 줄이고, 인력 감원 15%로 확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3/29 17:46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2023 회계연도 2분기(작년 12월∼지난 2월) 실적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메모리 시장 불황으로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마이크론은 D램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다. 

마이크론 텍사스 팹(사진=마이크론)

28일(현지시간)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36억9천만 달러(약 4조8천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3% 줄었고, 영업손실은 23억 달러(약 3조원)로 전년 동기(순이익 22억6천만 달러)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2003년 2분기 영업손실(19억4천만 달러) 이후 최대 분기 적자다.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에 14억3천만 달러(1조8천억원) 규모의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메모리 가격이 감소하면서 보유한 재고의 가치가 원가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D램 출하량은 전분기 보다 17% 증가, D램 평균판매가격(ASP)는 20% 감소했다. 낸드의 경우에는 출하량이 전분기 보다 8% 증가했지만 ASP는 2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업황 둔화를 감지해 경쟁사 보다 선행해서 감산을 진행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1a나노미터 176단, 232단 등 선행 공정 비중이 경쟁사 보다 높기 때문이다. 현재 1a나노, 1b나노 비중이 80%를 상회하고, 176단 및 232단 비중 역시 70%를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마이크론은 3분기(3∼5월)에도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60% 감소한 35억∼39억 달러(약 4조5천500억∼5조600억원)를 전망했다. 3분기 영업손실은 16억7천700만 달러(2조1천800억 원)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론은 이번 회계연도(작년 9월∼올해 8월) 시설투자를 70억 달러(약 9조1천억원) 규모로 이전 75억 달러 규모 보다 축소했다. 또 인력 감원 규모를 전체 직원의 10%에서 15%로 확대하기로 했다. 경영진 급여 삭감, 상여금 지급 중단, 운영비 축소 등도 단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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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은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 내 점유율 경쟁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익성 확보 정책을 지향한다"는 방침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증가를 지속하고 있는 메모리 재고는 다음 분기에 피크를 찍고 하반기에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