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세계에도 가짜 뉴스가 있다. 마치 사람들의 소셜미디어와 같이 잘못된 정보가 동물들의 무리에 퍼지는 경우가 있다.
무리 중 한 개체가 주변에 포식자가 나타났다고 착각해 경고 신호를 보내며 도망치기 시작하고, 이를 본 다른 동물들이 함께 따라 피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사회적 환경을 통해 얻는 이같은 자극을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 도피하는 것은 생존에 도움이 되지만, 잘못된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미국 연구팀이 남태평양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산호초 지역에 카메라를 설치해 다양한 물고기 무리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이런 잘못된 경보가 소수 개체를 넘어 무리에 광범위하게 퍼지는 일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이 주변 동료에게서 사회적으로 획득한 정보에 대한 민감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간단한 의사결정 전략을 신경망에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플로리다아틀란틱대학과 코넬대 등 공동연구팀이 실시한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최근 실렸다.
물고기는 주변에 위험이 있음을 알리는 감각 자극을 받으면 이를 후뇌로 보내 행동을 준비하게 하는데 특화된 신경망을 갖고 있다. 위협에 대한 도망 반응은 이 신경망이 조절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무리 중 한 개체가 움직이면 이를 시각적으로 감지한 다른 개체들이 따라 움직이며 집단적인 도피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이란 가설을 세웠다.
하지만 실제 관찰 결과, 물고기가 무리 이웃들의 행동에만 반응해 도피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 연구진은 물고기가 주변 동료들로부터 받은 최근의 감각 자극들을 바탕으로 새 시각적 자극에 대한 반응 정도를 조절하는 '동적 조정(dynamic adjustment)' 전략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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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칸 파히미푸르 플로리다아틀란틱대학 생물학과 교수는 "동적 조정에 의한 의사결정으로 인해 물고기 무리는 사회를 통해 얻은 잘못된 정보에 대해 높은 저항성을 갖고 있다"라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많은 동물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간단한 신경망"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다른 동물이나 사회 시스템에서도 이같은 방식의 의사결정이나 잘못된 정보를 예방하는 행동이 나타나는지 연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