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보조금 받으려면 가격·수율·생산량 엑셀 내라"

재무제표·산출방식·시나리오·인력계획 기재해야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3/29 09:48    수정: 2023/03/29 10:48

미국 정부가 자국내 반도체 공장을 짓고 반도체과학법(반도체법) 지원금을 받으려는 기업에 가격·수율·생산량 같은 수익성 지표를 엑셀 파일로 내라고 요구했다.

미국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이 담긴 반도체 생산 시설 투자 보조금 신청 절차를 안내했다.

상무부는 사업별 재무제표에 시설 사용 연한이 끝날 때까지 창출하는 현금흐름, 수익·대차대조표가 포함돼야 한다며 재무제표는 엑셀 파일로 제출하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0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뉴스1)

엑셀 파일에 들어가는 수치는 단순히 숫자만 적는 게 아니다. 내부에서 연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산출 방식 등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는 재무제표로 사업 실행 가능성, 재무 구조, 경제적 수익, 위험을 평가하고 잠재적인 반도체법 지원금 규모와 유형, 조건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원 규모는 물론이고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예상보다 큰 수익을 거두면 일정 부분을 국고로 환수하기 위한 준비로 풀이된다.

상무부는 예를 들어 엑셀 파일에 ▲고객 ▲시장 ▲실리콘 원판(웨이퍼) 유형 ▲제조 부문별 생산 능력, 가동률, 예상 수율·가격 등을 쓰도록 했다. 반도체 웨이퍼 생산 수익은 웨이퍼 유형을 5·7·9나노미터(1㎚=10억분의 1m) 등으로 나누고 각각 생산 능력과 가격, 가동률, 예상 수율 등을 적도록 했다.

현금 흐름과 관련해서는 ▲부채 ▲제3자 자본 ▲주·지방정부 보조금 ▲투자 세액공제 ▲반도체법 보조금 등을 입력사항 예시로 들었다.

비용으로는 ▲반도체를 만드는 데 쓰는 소재·소모품·화학품 비용 ▲공장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공공요금·연구개발비 등을 제시했다. ▲웨이퍼·질소·산소·수소·황산 등 소재별로 비용을 산출하고 ▲인건비도 엔지니어·기술자·관리자 등 직원 유형별 고용 인원을 입력하도록 했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0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웨이퍼에 서명하고 있다. 이 웨이퍼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3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공정 웨이퍼(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뉴스1)

상무부는 또 이런 재무 사항을 시나리오별로 추산하라고 안내했다. 시나리오별로 추산할 때에는 ▲생산 첫해 웨이퍼 가격 ▲이후 웨이퍼 가격 변동 ▲생산 능력 가동률 ▲웨이퍼 수율 등을 쓰라고 했다.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아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는 기업은 오는 31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나머지 반도체 공장과 패키징 등 후공정 시설은 6월 26일부터 받는다.

의향서 제출, 사전 신청(선택), 본 신청, 기업 실사 절차를 거쳐 보조금이 지급된다. 사전 신청은 의향서를 내고 21일 이후부터 할 수 있다.

상무부는 반도체법 상 대출 지원과 관련해 일반적으로 공장 건설 기간에 더해 1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기간은 25년으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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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부는 노동력 개발 지침도 내놨다. 기업이 직원을 어떻게 고용·교육·유지할 것인지 계획을 내도록 했다. 1억5천만 달러(약 2천억원) 이상 지원 받는 기업은 보육 시설을 지어 직원에게 질 좋고 믿을 수 있고 접근하기 쉬운 보육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도록 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반도체법으로 기업과 함께 여성·참전용사·유색인종·장애인·청년·지방출신을 포함한 모든 미국인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이들이 반도체 산업에 취업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