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발 은행시스템 불안에 핀테크 금융권 편입 '불투명'

업계 "경기 변동 민감 소상공인 특화 은행 인가 어려울 듯"

금융입력 :2023/03/27 11:15    수정: 2023/03/27 15:12

국내 은행에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핀테크를 금융권에 편입하려고 했던 정책방향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시작으로 스위스·독일 대형은행의 불안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신규 플레이어 진입이 금융시스템에 혼란을 몰고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27일 금융 및 핀테크업계선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기로 계획했던 핀테크 대상 특화 은행 진입 허용, 제도권 진입을 위한 스몰 라이선스(인·허가) 허용이 연내 이뤄지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금융위는 지난 7일 핀테크에 맞는 규율 체계를 마련하고 금융업 진입 문턱을 낮춰 은행권의 과점체제를 경쟁체제로 갖추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술 기업에 자금을 조달했던 미국 SVB 파산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금융위는 핀테크에 소상공인·자영업자 특화 은행 라이선스에 주는 방향을 거론했는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금리와 경기 변동성에 취약한 만큼 당국이나 업계 모두 현재 상황에선 추진하긴 어렵다고 가늠하고 있다.

경기 변동성 취약에 대비하기 위해 인가에 필요한 자본금 요건을 높일 경우 핀테크 진입 문턱이 높아져, 은행권 과점체제 완화에 큰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국제결제은행(BIS)은 핀테크가 전통적인 금융 규제를 받지 않는 핀테크들이 신용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시스템으로 집계가 되지 않는 만큼 그림자 은행(Shadow banking)으로 작용해, 금융시스템에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대출중개를 위해선 이우선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중개와 광고의 선이 모호한 핀테크 플랫폼도 대다수라 국내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남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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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일단 이 같은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 핀테크의 발전은 촉진하지만 규제는 업권(은행·보험·여신전문업)으로 틀이 짜여져 있는 만큼, 규제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의견 수렴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당 업권 과에서도 SVB 파산이 나오면서 신규 플레이어 허용에 관해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며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TF와 연계해 업계 내외와 이야기를 이어나가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