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부산 식료품 물류센터 연내 첫 삽…업계 '메기' 될까

2030년까지 6개 물류센터 설립…"시장 확대 의의" vs "너무 늦었다"

유통입력 :2023/03/23 19:29    수정: 2023/03/23 19:48

135조원 규모 국내 식료품 시장을 선도하겠다며 롯데가 부산 지역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 6개 고객풀필먼트센터(CFC)를 열 계획인 가운데,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 식료품 이커머스 대표 주자로는 마켓컬리·SSG닷컴·쿠팡(로켓프레시)·오아시스마켓 등이 언급된다. 롯데는 식료품 시장이 비교적 온라인 침투율이 낮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온라인 장보기 효용을 체감한 소비자가 늘어나 향후 식료품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이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전통 유통 강자인 롯데를 통해 식료품 온라인 커머스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도, 이미 컬리·SSG닷컴 등 기존 강자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뒤늦은 판단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오카도 영국 CFC

롯데쇼핑, 영국 ‘오카도’ 손잡고 1조원 투하...10년 뒤 매출 5조원 달성 목표

롯데쇼핑은 영국 리테일 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부산 지역 CFC를 올해 말 착공할 계획이라고 지난 22일 밝혔다. 2025년 완공될 부산 CFC는 4만 제곱미터 규모로, 하루 3만 건 이상 배송을 처리할 수 있다.

오카도는 2000년 골드만삭스 출신 3인이 설립한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업체로, 2010년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글로벌 유통 업체들에 온라인 식료품 배송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2021년 기준 연간 매출액 24억9천900만 파운드(약 4조원)를 기록했다.

오카도 OSP는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및 재고 관리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 ▲효율적인 배송/배차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0.4% 수준인 낮은 식품 폐기율, 98%에 이르는 적시 배송률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계약, 약 1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전국 6개 CFC를 공개하기로 했다. 회사는 당시 “10년 뒤 국내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매출 5조원 달성을 통해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제시했다.

쿠팡·SSG닷컴·컬리 등 기존 주자 이미 치열…후발 주자 판도 뒤집기 가능할까

업계에서는 쿠팡 로켓프레시·SSG닷컴·마켓컬리·오아시스마켓 등 이미 관련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후발 주자로 뛰어드는 롯데쇼핑이 과연 시장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쿠팡은 2010년 창립 이래 물류 인프라 구축에 6조2천억원을 투자, 전국 30개 지역 100여 개 이상 풀필먼트 센터를 완비했다. 내년 광주, 대전 등 거점 광역시에 물류센터를 추가로 준공할 계획이다.

SSG닷컴도 김포·용인에 위치한 세 곳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를 가동하며, 하루 8만 건 장보기 주문을 처리 중이다. 나아가 SSG닷컴은 네오를 중심으로 축적한 기술력을 전국 100여 개 이마트 매장 피킹앤패킹센터에도 이식한다는 복안이다.

컬리는 현재 송파·김포에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며, 올해 상반기 내 평택·창원에 새 물류센터를 공개할 계획이다. 평택 물류센터는 컬리 물류센터 중 가장 큰 규모 물류센터가 될 예정으로, 김포 물류센터 약 2배 규모다. 창원 물류센터는 첫 비수도권 물류센터로, 남부권 서비스 확장의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기존 업체들도 배송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는데, 2025년 첫 CFC 완공은 늦은 진입이 아닌가 싶다. 그때까지 기존 업체들도 손 놓고 있지 만은 않을 것”이라며 “오카도 플랫폼을 롯데가 어떻게 현지화 할 것인지도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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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유통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7~8년은 매우 긴 시간이다.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다소 여유로운 접근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롯데를 통한 온라인 식료품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제기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경쟁 구도로 바라보기보다 각자 역량에 집중해 신선식품 비대면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