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의 영상을 무단 제공해온 사이트 '누누티비'가 한국 콘텐츠를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누누티비는 23일 자사 홈페이지에 "국내 OTT·오리지널 시리즈와 관련된 모든 동영상을 일괄 삭제할 예정"이라고 공지 글을 올렸다. 콘텐츠 삭제 대상 OTT는 티빙·웨이브·쿠팡플레이·왓챠·KT시즌 등이다.
누누티비는 해당 공지 글에서 "국내 OTT 피해를 어느 정도 수긍한다"며 "국내 OTT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강화할 예정이며 필터링도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누누티비는 주로 한국 드라마, 예능, 영화를 불법 스트리밍해 사회적 비난을 받아왔다. 도미니카공화국에 서버를 두고, 사이트 주소를 여러번 변경하며 법적 규제를 피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MBC 측은 누누티보로 인한 국내 영상 업계의 피해 규모를 최소 4조9천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누누티비 조회수와 VOD 판매를 단순 계산한 수치로, 콘텐츠 부가판권과 해외 수출 등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누누티비는 최근 경찰 조사를 받기 시작하고, 사회적 비난이 높아지자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외 방송·영화·OTT사가 모인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지난 9일 누누티비를 형사고소했다.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저작권 침해와 무단이용 근절을 위해 처음으로 공동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16일 누누티비 수사를 시작했다.
누누티비의 한국 콘텐츠 삭제에 관해 영상저작권보호협의회 측은 "말만 그렇게(국내 콘텐츠 삭제와 OTT 피해 수긍) 하는 것"이라며 "누누티비로 인한 실제 피해가 어느정도인지 아직 파악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최근 누누티비 근절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별도 TF를 구성해 누누티비를 비롯한 불법 사이트 문제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30일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와 간담회를 진행한다.
관련 문제 해결·방지를 위한 발의도 이어졌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의원은 누누티비 같은 불법 사이트 접속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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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사업자뿐 아니라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사업자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국내에 캐시서버를 설치할 때 접속차단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영상저작권보호협의회 측은 "행정력이 미치는 곳은 국내로 한정돼 있어 해외에 서버를 누누티비 같은 사이트를 쉽게 차단하지 못하고 문제만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