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주주 결집·글로벌 자문사 '찬성' 권고...KT 대표 선임 표대결 구도 심화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서 차기 대표 선임 앞두고 찬반 의견 대립

방송/통신입력 :2023/03/20 15:50    수정: 2023/03/20 16:58

KT 주주총회를 열흘 앞두고 윤경림 차기 대표 후보 선임을 둘러싼 표대결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KT 이사회는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분장을 최종후보로 선정했다.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윤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건을 1호 의안으로 올렸다.

그러나 윤 사장의 대표 선임을 두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소액주주 등을 중심으로 찬반 표대결이 첨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 ISS의 '찬성' 권고가 잇달아 나오며 외국인 투자자의 표에도 이목이 쏠린다.

윤경림 KT 대표 후보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말 기준 KT 최대주주는 지분 10.12%를 차지한 국민연금이다. 5% 이상 주주는 신한은행(5.8%), 영국 투자회사 실체스터(5.58%)다. 현대자동차(4.6%), 현대모비스(3.1%) 등 현대자동차그룹은 7.7%다.

이 중 신한은행과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는 국민연금이 각각 최대주주, 2대주주여서 국민연금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들의 KT 지분을 모두 합치면 23.62%다.

KT 소액주주들은 윤 사장 선임을 지지하며 결집 중이다. 이날 KT 소액주주가 모인 네이버 카페 'KT 주주모임' 가입자 수는 1천600명을 넘었다. 이들은 지난 13일 전자투표가 시작된 뒤 윤 사장의 차기 대표 선임에 찬성 표를 던진 것을 인증하고 있다. 현재까지 KT 전체 주식의 약 1.4%인 356만2천주가 모였다.

소액주주들은 정부, 여당과 이에 영향을 받은 국민연금을 비판하며 의결권을 모으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개인투자자들이 하나로 뭉쳐 주주권을 행사해 정치권이 노쇠한 정치·관료 출신인을 내세우고, 주가가 떨어지도록 하는 일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자"며 의결권 행사 의지를 밝혔다.

최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은 잇달아 윤 사장의 차기 대표 선임에 관해 찬성을 권고했다. KT 지분의 약 44%를 차지한 외국인 투자자가 영향 받을 것으로 관측돼 대표 이사 선임을 둔 표대결이 첨예해졌다는 평가가 니온다.

글래스루이스는 윤 사장을 두고 주주들이 우려할 실질적인 문제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ISS는 윤 사장이 현대자동차, KT 등에서 쌓은 이력을 들어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연금은 윤 사장의 차기 대표 최종 후보 낙점 뒤 말을 아끼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KT에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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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윤 사장이 차기 대표로 선임되지 못하면, KT 대표 선임 절차는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둘러싼 갈등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소한 4~5월까진 불안한 투자 환경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KT 주가는 지난해 말 3만원 중반대에서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주 2만9천400원까지 떨어져 3만원선 아래를 밑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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