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 분야에서 일본과 협력해 국익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6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 국익은 일본 국익과 제로섬(zero-sum) 관계가 아니다”며 “윈윈(win-win·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국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로섬이란 한쪽이 이득을 보면 상대는 손실을 입는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양국 경제계도 환영하듯 다양한 첨단 분야에서 양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며 “반도체 관련 3개 품목 수출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을 뿐만 아니라 양국 산업 형태나 발전 방향에 비춰 양국이 서로 보완할 방안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3개 품목 수출 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한국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철회했다”며 “한·일 양국은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 조치도 빠르게 원상회복하기 위해 긴밀하게 대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양국 간 경제 안보 협의체를 출범하기로 했다”며 “수출 관리 분야에서도 진전한 만큼 담당 부처끼리 폭넓게 대화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선 확대정상회담에서 “일본은 안보와 경제를 협력할 동반자”라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일 한국 정부가 조치하면서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로 어려운 상황에 있던 한·일 관계를 건전하게 되돌리려고 한다”며 “이를 계기로 정치·경제·문화를 힘차게 교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은 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불화폴리이미드 3개 품목 한국 수출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 대신 한국 정부가 재단을 만들어 배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일본 피고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리자 2019년 7월 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불화폴리이미드 3개 품목 한국 수출을 제한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수출 절차를 간소하게 하는 백색 국가 목록에서 한국을 뺐다. 한국은 그해 9월 일본의 3개 품목 수출 규제 조치를 WTO에 제소하고, 역시 일본을 백색 국가 목록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