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명백해진 사실은 미국 규제가 전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산업에 몸담으면서 관할권마다 적용되는 규제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국가들인 싱가폴, UAE, 일본 등이 산업에서 이득을 보고 있다."
라훌 아드바니 리플 아태지역 정책 총괄은 15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리플은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를 고도화 중인 가상자산 기업으로 현재까지 자체 네트워크 '리플넷'을 통해 거래 200만건, 총 3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이전을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 2020년부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자체 토큰 '리플(XRP)'의 증권 해당 여부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불명확한 이유로 리플을 증권으로 간주하는 것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
라훌 리플 총괄은 "지불 토큰, 유틸리티 토큰 등 종류별 토큰들을 명확히 정의한 국가로 산업이 집중되고 있다"며 "정부가 사업자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각 사례별로 접근하는 행위는 절대로 옳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연장 선상에서 가상자산 산업이 더 많은 혁신과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으로는 ▲명확한 가상자산 분류 체계 ▲위험 관리를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 ▲민관 협력을 꼽았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 개정과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앞두고 있는 등 지난해 상당한 진척이 있었다"면서, "위험 기반 규제 프레임워크 차원에선 싱가폴, UAE 등의 사례를 참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훌 총괄은 "규제 명확성이 제공된다면 기술이 가진 혁신 잠재력을 극대화해 시장에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할 수 있고, 혁신적 대안을 내놓을 수 있다"며 "싱가폴 같은 국가는 결제서비스법을 개정해 토큰을 인정했는데, 기업들은 규제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현지에서 허가받은 활동으로 판단하는 등 당국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 안심하고 경영 활동을 할 수 있으면 더 많은 기업이 해당 국가에 진출하고, 핀테크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며 "한국도 규제를 명확히 해 산업의 잠재력을 실현할 역량이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인텔리전스 기업 TRM랩스는 협력사로서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는데, 리플의 이런 의견에 동조했다. 애리 레드보드 TRM랩스 법률 및 정부관계 담당 총괄은 "기업이 운전자로 비유한다면, 교통 법규를 알아야 운전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라며 "가상자산 업계는 레이싱하는 속도로 차량을 운전하고 싶지만, 속도 제한 규정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 놓여 있는 꼴"이라고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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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 TRM랩스 총괄은 "법규 명확성이 제공되는 국가에 기업들이 더 많이 진출할 것이고,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바를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년간 이어진 미국과 리플 간 소송전은 곧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라훌 총괄은 "이미 리플 사업의 90% 가량이 미국 외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고, 특히 아태 지역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소송이 진행되던 지난 2년 동안에 가장 높은 성장율을 기록했던 만큼, (부정적) 판결 결과에 따른 사업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