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IM 임직원이 '다크 앤 다커' 개발사인 아이언메이스에 개인 투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가운데, 이 회사가 넥슨 기술 유출 관련 경찰 조사를 받고 있음에도 퍼블리싱 협업 등을 논의했다고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지난 2021년부터 넥슨에서 해고된 A씨 등이 넥슨 P3 프로젝트 제작 기술 등을 빼돌려 게임을 개발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 측은 최근 아이언메이스의 2차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범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혐의 입증 시 투자 과정 등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1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IM을 이끌고 있는 정우용 대표와 정상원 사외이사가 넥슨 기술 유출로 논란의 중심에 선 아이언메이스에 개인 투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정우용 대표와 정상원 사외이사는 아이언메이스 설립 초기 발기인으로 참여해 각각 소액을 개인투자했다. 투자 규모는 각각 50만원(1000주)이다. 또한 머스트벤처스도 아이언메이스에 약 10억원 투자했다고도 알려졌다.
개인 투자 시점과 규모로 보면 당장 법적 다툼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정 대표 측이 하이브IM 합류 전 아이언메이스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 대다수는 정 대표 측이 아이언메이스 개발자 A씨의 기술 유출 관련 이슈를 알고 있었음에도 개인 투자를 결정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IM 측은 "정 대표와 정 사외이사는 관련 논란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창업 후 자금 유치를 못해 어려움을 겪는 후배들을 외면하기 어려워 자문에 응했다"고 해명했다.
최근에는 정 대표 측의 개인 투자 문제를 떠나 아이언메이스와 '다크 앤 다커' 퍼블리싱 및 기업 투자 협업 등을 논의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현재 하이브IM 측은 아이언메이스와 협업 논의를 철회한 상태다. 그러나 아이언메이스가 넥슨 기술 유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 임직원 개인 투자 게임사와 협업 논의를 했다는 점은 부적절했다는 평가다.
우려되는 부분은 이 때문에 정 대표 측과 아이언메이스 측이 사전에 다른 목적의 교감이 있었다는 의혹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넥슨 퇴사자들이 공모해 프로젝트 유출을 주도했거나 모른척 했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자를 소개했거나 모았을 것이란 오해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심은 우선 경찰청의 아이언메이스 기술 유출 혐의에 대한 수사 결과에 쏠려있다. 기술 유출 혐의가 입증되어야 투자 및 하이브IM 협업 논의 부분에 대한 의혹 등은 말끔히 해소될 전망이다.
현재 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아이언메이스의 기술 유출 혐의에 초점을 맞춰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다. 다만, 해당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아이언메이스과 관련한 투자 과정도 조사할 수 도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경찰 측은 "이번 기술 유출과 부정경쟁 등 협의를 입증할 경우 투자 과정 등도 살펴볼 수 있다"며 "(혐의 입증 이후)하이브IM 등이 해당 사안에 연루됐는지 여부에 대해 추가로 조사할 수도 있다.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면 해당 사안은 안보수사대에서 그대로 맡아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넥슨 측은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바라보면서 관련된 개인 및 법인에 대해 모든 책임을 물을 것이란 강경 입장을 내놓았다.
넥슨은 지난 8일 사내 입장문을 통해 "수사 진전 상황을 지켜보며 A씨뿐 아니라 프로젝트 정보 유출 및 활용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법인에 대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끝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아이언메이스 측은 "다크 앤 다커는 시작부터 직접 개발한 게임이고, 어떠한 부적절한 영업 비밀을 사용한 바가 없다. 시작 단계부터 모든 개발 로그가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고, 날짜 별 빌드 영상 또한 촘촘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이러한 기록을 바탕으로 우리의 주장을 입증할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