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프로젝트를 무단 반출해 게임을 개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게임 다크앤다커를 향한 게임업계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유사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아이언메이스가 개발한 다크앤다커는 어두운 던전을 파티를 구성해 탐험하는 요소를 내세운 PC 온라인 게임이다.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위험이 도사리는 각 지역을 탐험하고 아이템을 획득하는 재미를 강조해 첫 선을 보인 이후 게임 이용자에게 좋은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아이언메이스 핵심 개발자에 넥슨에서 징계해고를 받아 퇴사한 인원이 포함됐다는 점이 드러나며 다크앤다커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게 된다. 이 인원이 넥슨으로부터 징계해고를 받은 사유가 본인이 몸 담고 있던 프로젝트 데이터를 외부 개인 서버로 무단 반출하려다 적발됐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무단으로 반출한 프로젝트와 다크앤다커가 비슷한 콘셉트를 지닌 게임이라는 점도 논란을 확대했다.
실제로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라온 넥슨 재직자의 게시물에 따르면 아이언메이스 측에서 넥슨에서 근무 중이던 관련 프로젝트 인원을 빼갔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넥슨은 이에 강경 대응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넥슨은 2021년에는 아이언메이스 관계자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또한 지난 3월 7일에는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대가 판교에 위치한 아이언메이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개발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도 했다.
게임업계는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정황상 다크앤다커가 유출된 넥슨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게임 구성이나 디자인을 떠나서 개발 기간이 말도 안되게 짧다. 아이언메이스가 2021년 10월 설립됐고 인원 수는 25명 남짓으로 알려졌는데 이 정도 인원이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동시접속자 10만 명 규모의 게임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게임업계 개발을 해본 사람이라면 말도 안되는 개발 속도다. 특히 가장 많은 품이 들어가는 초기 기획, 개발, 서버 구성까지 했어야 한다는 점을 보면 이 게임이 바닥에서부터 새롭게 쌓아올린 게임이라는 이야기는 믿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아이언메이스가 하이브IM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루머가 확산되면서 사안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발단은 경찰 압수수색 후 아이언메이스가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하는 입장문을 언론사에 보내는 과정에서 메일 참조인에 하이브 관계사 도메인을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를 포함한 것이 드러나면서다. 해당 이메일은 하이브IM 정우용 대표의 것으로 밝혀졌고 게임업계에서는 하이브IM이 아이언메이스에 투자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에 하이브IM은 협업 가능성을 검토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협업 논의를 철회했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아이언메이스와 선을 확실히 긋는 듯 했다.
하지만 정우용 하이브IM 대표와 정상원 사외이사가 개인 자격으로 아이언메이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의구심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 했다.
이를 두고 하이브IM 측은 정우용 대표와 정상원 사외이사가 개인적 친분이 있던 아이언메이스 경영진과 각각 50만 원의 구주 거래를 진행했으며 이는 현재 지분율 0.18% 수준으로 이후 증자 과정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며 다시 한 번 입장을 밝혔다.
또한 대표와 사외이사가 개인적으로 신생 게임사 소액지분을 보유한 건에 대해서도 하이브IM 이해관계와 상충되는 점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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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확실하게 마무리 돼야 한다는 입장이 주를 이룬다. 자칫 게임업계에 잘못된 관행이 뿌리내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퍼블리셔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으면 외부 자본이 개발사 내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와해하는 일이 쉽게 벌어질 수 있다. 지금은 기업 프로젝트를 외부로 반출하는 것에 개발자 모두가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자칫 이런 분위기가 변질될 수도 있다. 게임 개발 경쟁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라며 "관행으로 뿌리 내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책임소재를 확실히 찾아 처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