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를 비롯한 글로벌 IT기업의 정리해고 바람이 국내에도 불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IT기업 다수가 직원 규모와 비용 축소에 나서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부터 20여명의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본사의 감원 계획에 따른 것으로 정리해고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구글코리아도 지난달 하순 직원들에게 감원 계획을 공지하고 일부 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글로벌 IT기업 한국지사의 해고 바람은 작년말, 올해 초부터 몰아쳤다. 트위터, 메타, 세일즈포스 등을 비롯해 크고 작은 글로벌 IT기업의 한국지사가 감원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기업의 한국지사는 국내 영업 사무소 역할을 수행해왔다. 한국지사 설립은 영업과 고객지원을 위한 인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어느정도 규모를 갖추면 컨설팅, 마케팅 등 지원부서 확대로 조직을 키운다.
현재 글로벌 기업의 정리해고 대상은 주로 낮은 매출 기여도를 가진 인력으로 쏠리는 듯하다. 업무 특성상 성과를 입증하기 힘든 직책들이 대상이다. 혹은 홍보나 마케팅처럼 본사 조직의 업무를 지사에서 한국화해 수행하던 인력도 해고 대상 중 하나다.
한국고객의 커스터마이징 요구에 특화된 개발자나, 솔루션 엔지니어, 커뮤니티 지원담당, 에반젤리스트, 마케팅, 데브렐, CSR 담당 등이 권고사직이나 해고 조치를 당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미국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구글은 지난 1월 퓨시아OS 개발 프로젝트 조직에 대해 낮은 성과를 근거로 다수 인력을 해고했다. 구글의 오픈소스 이니셔티브를 이끌어온 크리스 디보나 시니어 오픈소스 디렉터가 퇴사했고, 제레미 엘리슨 삼바 프로젝트 책임자, 캣 올먼 오픈소스 개발환경 관리자, 데이브 레스터 오픈소스 보안이니셔티브 책임자 등도 퇴사했다.
모두 구글의 매출과 사업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지 않거나 낮은 성과를 보였던 조직의 인력이다.
글로벌 IT기업에서 나온 인력 중 일부가 국내 IT기업으로 흘러들어가고 있긴 하다. 국내 기업에 없던 업무 유형을 새로 도입하거나, 부족한 인력을 메우는데 외국계 기업 인재를 활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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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기업으로 이직한 한 글로벌 기업출신 직원은 "현재 국내 IT 인력 시장에 다양한 인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 IT기업도 채용을 대거 축소하고 있어 새 직장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국내외 고용한파는 이어질 전망이다. 다수의 글로벌 기업 한국지사는 인력 채용 계획을 보류하거나, 진행중이던 채용절차를 중단했다. 인력 감축과 맞물려 비용 통제, 예산 삭감 등이 단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