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하락세…가상자산 시장 반등 가능할까

악재 다수 잔존…단기 회복 기대 어려워

컴퓨팅입력 :2023/03/10 17:10    수정: 2023/03/10 17:17

연초 상승세를 타던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향후 반등 기대 요소가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로선 시장 침체를 야기한 요인이 당분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될 뿐 아니라 단기적으로 반등 요소가 마땅치 않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10일 글로벌 가상자산 평균 가격 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1조 1천억 달러 선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9천300억 달러 대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실버게이트' 청산은 시작일 뿐… 예정된 악재 다수

최근 시장에 충격을 준 건 가상자산 업계와 긴밀하게 협력해온 미국 은행 실버게이트의 재정 위기다. 실버게이트는 결국 지난 8일 자발적 청산을 신청했다.

실버게이트는 가상자산 업체 대상으로 달러를 송금하는 결제 네트워크를 운영해왔는데, 지난해 11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하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가상자산 업체들이 줄파산을 하면서 불안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대거 자금을 인출한 것이다. 당시 이 여파로 지난해 3분기 119억 달러에서 4분기 38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분기에 회사는 10억 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가상자산에 열린 태도를 보였던 은행이 실패하면서 금융업계가 가상자산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미국 달러의 원활한 유입처 한 축이 사라지면서 시장 거래량은 단기 타격이 예상된다"며 "시그니처, 시그넘 등 유사 업체들이 그 공백을 채울 수는 있으나 가상자산 업체를 통한 예금 조달의 변동성 리스크가 이번 사태로 부각돼 업체들의 사업 전개는 매우 신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버게이트 청산 이후에도 가상자산 시장에 침체 영향을 줄 만한 변수는 산적해 있다.

지난해 동안 강력한 금리 인상 정책을 펼쳐온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연준)는 최근 인상 속도 조절을 고려했으나,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 경제 상황을 고려해 다시 보폭을 넓히려는 분위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홈페이지 영상 화면 캡처)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은 지난 8일 연준이 최종적으로 금리를 6%까지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4.5~4.75%다. 당초 기준금리 최종 도달점으로는 5~5.25%로 전망됐으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미국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오는 7월 발표할 탈중앙화금융(디파이) 규제안을 담은 가상자산 프레임워크도 이런 변수 중 하나다. FSB는 지난해 테라, FTX 등 가상자산 시장에서 발생한 여러 혼란 재발을 막고자 이를 준비하고 있다.

그 외 미국 당국이 바이낸스, 테라폼랩스 등 가상자산 업체 다수를 본격 조사하기 시작한 점도 악재로 거론된다.

■"투자 심리 회복 더딜 것"…장기전으로 봐야

우리나라,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안 도입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업계는 이런 흐름이 단기적으로는 시장 침체 요소로 작용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기관 자금 유입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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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시장에 기관 자금 유입이 늘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됐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단기성 기관투자자 자금은 지난 1월 초부터 시장 회복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현 상황에서 장기성 기관 자금 회복은 어느 정도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단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내 기관투자자의 거래량 비중이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장기적인 관점에선 시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블록체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가상자산 펀드 비트불캐피탈 최고경영자인 조 디파스쿠알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가상자산 조사가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비트코인 시세 지지선으로 주목해야 할 구간을 1만8천 달러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