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결의 인디픽] 겜성게임즈 "게임제작 하려면 자기객관화 필요해"

겜성게임즈 육탁기 대표 인터뷰

디지털경제입력 :2023/03/07 11:13    수정: 2023/04/07 16:44

인디게임이 글로벌 게임산업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독창성과 참신함을 매력으로 게임 이용자를 사로잡은 작품도 속속 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업계에도 인디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한국 인디게임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겜성게임즈는 2021년 9월 창업한 인디개발사로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받고 있는 게임인재원이라는 곳에서 졸업한 학생들이 창업해서 만든 회사다. 육탁기 대표를 필두로 취업과 창업을 고민할 시기에 직접 만들고 싶은 게임을 세상에 공개하자는 취지로 창업하게 됐다.

이들은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콘텐츠진흥원이 설립한 중소게임기업 인큐베이팅 지원시설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머무르고 있다.

겜성게임즈 '당신의 안녕을 위하여'

겜성게임즈는 창립 초기부터 '당신의 안녕을 위하여'라는 게임을 제작하고 있었는데, 지난 1월 16일 글로벌 PC플랫폼 스팀을 통해 정식 출시를 마쳤다.

이 게임은 부검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 추리게임으로 주인공은 법의관이 되어 사망자가 어떤 이유로 죽었는지 밝히게 된다. 자칫 두려울 수 있는 해부 과정을 담담하고 세심하게 그려내, 시신의 뒤에 숨어 있는 사건의 열쇠를 찾아내는 것이 목표다.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 2022, 버닝비버 2022 등에서 주목을 모은 바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6일 판교 제2테크노벨리에 위치한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육탁기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육탁기 대표는 "우선 게임을 일단 출시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생각 외로 부족한 부분이 많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겜성게임즈는 당신의 안녕을 위하여 출시 두 달을 맞아 각종 이용자 피드백을 토대로 업데이트 작업에 한창이다. 육탁기 대표는 "사전에 예측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아서 이러한 것들을 고쳐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은 대체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육탁기 대표도 이를 시인했다. 애초에 계획한 큰 시나리오는 6가지였지만, 현재는 1개만을 압축해서 출시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육탁기 대표는 "사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모든 팀원이 해당 프로젝트에 전업할 수 있는 환경이 나오지 못했다"며 "기간 안에 만들 수 있도록 콤팩트하게 기획했어야 했는데, 줄어든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플레이타임을 어떻게든 늘리려다 보니 게임이 늘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선 현재는 이용자들이 공통으로 아쉬움을 표한 부분에 대한 수정이 이뤄지고 있는데, 추리문장을 구체적으로 하는 것과 추리에 대한 정보의 양을 늘리는 등의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라고 답했다.

육탁기 겜성게임즈 대표

그렇지만 아쉬운 피드백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게임을 플레이한 이용자들은 당신의 안녕을 위하여만의 독창적인 콘셉트와 수준 높은 아트워크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내렸다. 육탁기 대표는 "아트워크가 신선하고 몰입도가 높다는 평가를 보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육탁기 대표는 첫 번째 게임을 출시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처음 게임 개발을 시작했을 때는 굉장히 파이팅이 넘쳤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수많은 확률을 뚫어야 게임이 출시되는데, 막상 출시된 게임도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전에는 '게임은 무조건 게임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출시까지 큰 노력이 필요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모든 게임을 만드는 제작자들은 부모님같고 존경스럽다"며 웃으며 말했다.

그는 "첫 번째 게임 출시 이후 게임을 만들 때는 정확한 자기 객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용자들은 생각보다 냉철하다. 시중에 나와 있는 게임과 비교했을 때 무언가 특출난 점이 없다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렇기에 레퍼런스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는데 최근에는 해외게임들을 많이 찾아보고 있다"며 "더 케이스 오브 골든 아이돌, 두 낫 피드 몽키스 등 잘 만든 추리게임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됐고, 우리의 방향성도 재정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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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겜성게임즈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현재 작품에 대한 후속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추가적인 지원사업에 공모하는 것이다.

육탁기 대표는 "현재 현실적인 부분과 이상적인 부분 사이에서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 절충안을 찾고 있다"며 "확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이용자 분들의 피드백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기대를 많이 하신 작품일 텐데 조금 더 재밌는 게임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지만,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