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1분기 실적…삼성 반도체에 '울고', LG 가전에 '웃나'

삼성전자 영업이익 하향 조정…LG전자 영업익 1조원 상회 전망

홈&모바일입력 :2023/03/06 17:19    수정: 2023/03/07 10:17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은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6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들이 늘고 있다. 반면,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연초 대비 상향 조정 움직임을 보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은 새롭지는 않다. 하지만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점쳤던 애널리스트들이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원대로 하향 조정하는 것은 상황이 실적 전망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월 초 발표한 리포트에서 1분기 삼성전자 실적 추정치를 매출 63조5천억원, 영업이익 2조원에서 매출 60조7천억원, 영업이익 1조원으로 수정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 시리즈 신제품 출시 효과로 무선(MX)사업부 1분기 실적 개선은 확실시된다. 문제는 반도체(DS)다. 반도체 재고 증가 수준이 1분기 정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월 반도체 재고율은 265.7%다. 1997년 3월 288.7% 이후 25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42.5% 급감한 59억6천만달러에 그쳤다.

2월 주요 품목별 수출액(억달러) 및 증감률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 수출 감소는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효자 사업인 반도체가 흔들리니 전체 영업이익이 휘청할 수밖에 없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1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1조원 후반대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재고와 수요 회복이 안 되는 부분을 감안하면 가격 하향에 대한 다운사이드 리스크는 열려 있다"며 "구체적인 예상 실적 수치를 언급하긴 어렵겠지만, 반도체 월 수출액 감소를 감안하면 실적이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이어 "1~2분기 메모리 재고가 피크시점이기 때문에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면 올해 실적은 저점에서 우상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고 리스크는 가전 사업부문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가전 수요가 둔화됨에 따라 창고에 재고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52조1천878억원에 달한다. 

가전 시장 침체에 직면한 것은 LG전자도 비슷한 처지다. 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LG전자는 올 초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TV 재고를 평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감소하겠지만,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이 LG전자 1분기 영업이익을 1조원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초대비 상향조정 움직임도 있다. 

LG전자 실적 추정치 (사진=대신증권)

대신증권은 LG전자가 1분기 전 사업본부에서 흑자를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상회한 호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 1분기 영업이익을 1조40억원에서 2월 초 1조9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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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아무래도 가전 쪽 영업이익이 생각보다 잘 나올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리포트 낼 당시(1월말)는 8500억원대를 예상했지만 현재 LG전자 영업이익을 1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4분기 생산 제품들의 원자재 가격이 많이 내려갔으며, 물류비 역시 정상화 되면서 영업이익률이 좋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가전)쪽은 판매 전략이나 원가, 판매 가격 포지션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양상을 보인다”며 “같은 재고더라도 높은 원가에 생산한 제품인지, 고부가가치 제품인지, 가성비 제품인지에 따라 영업이익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