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 작년 美 로비자금 188억 쏟아부어

반도체법·IRA 등 보호무역 정책 영향…역대 최대 로비에도 효과는 '글쎄'

디지털경제입력 :2023/03/03 16:46    수정: 2023/03/03 20:25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정관계에 막대한 로비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SK하이닉스, 현대기아차그룹이 지난해 로비활동에 투입한 금액만 1천442만달러(187억8천만원)에 달한다. 

미국에서 로비 활동은 합법이다. 반도체, 배터리, 스마트폰 등 미국에서 대규모 사업을 하는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로비활동이 필수나 다름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뉴스1)

특히 미국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반도체 지원법(자국 내 투자기업에 지원금 지급)', 'IRA(미국 현지 생산 전기차에만 보조금 지급)'와 같은 정부 정책은 국내 기업들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다. 이런 상황인 만큼 국내 기업들은 미국 정·관계에 자금을 대면서 자신들에 유리한 정책과 입법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미국 정치자금 정보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와 삼성SDI 미국법인 등을 통해 지난해 미국 로비자금으로 579만달러(75억4천만원)를 사용했다. 지난해 372만달러(48억4천만원)보다 55.6% 증가한 금액이다. 

삼성그룹(위쪽)과 SK하이닉스 연간 로비 추이 (사진=오픈시크릿)

SK하이닉스 미국법인(솔리다임 포함)도 지난해 527만달러(68억6천만원)를 로비자금으로 썼다. 전년도 368만달러(47억9천만원)보다 43.2% 늘어난 액수다. 

현대·기아차 미국법인도 지난해 각각 234만,102만달러씩 총 336만달러(43억7천만원)를 미국 정관계 로비에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차(위쪽)와 기아차 연간 로비 활동 추이 (사진=오픈시크릿)

하지만 지난해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에도 올해 바이든 정부는 여전히 자국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미국에 투자한 반도체 기업에 정부 보조금을 받는 조건으로 일정 기준 이상 초과수익은 반납하도록 했다. 

관련기사

업계 관계자는 "재작년과 비교하면 작년 로비 규모가 늘었을 수 있지만, 사실 다른 빅테크 기업과 비교해서는 로비 자금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막대한 매출을 거둬들이는 기업들은 로비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지원법 등은 사실 중국과 미국 간의 정치적인 이슈가 얽혀있다 보니 기업의 (로비활동이 부족한)문제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