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쇼크에 환율 1310원 돌파

환율, 하루 새 10원 급등…2개월래 최고

생활입력 :2023/02/27 11:00

온라인이슈팀

미 물가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긴축 우려에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0원 가량 급등하며 1310원 중반대로 올라섰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4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2439.09)보다 15.48포인트(0.63%) 내린 2423.61에 ,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83.28)보다 4.40포인트(0.56%) 내린 778.88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97.1원)보다 7.7원(0.59%) 오른 1304.8원에 마감했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3.02.24.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7분 현재 전 거래일(1304.8) 보다 10.6원 오른 1315.4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10.2원 오른 1315.0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 1315.9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1320원대 재진입을 시도 중이다. 장중 고점 기준으로 지난 22일(1306.2원) 기록한 연고점을 다시 넘어선 것으로 지난해 12월 16일(1320.0원) 이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긴축 우려에 달러화는 다시 105선으로 올라섰다. 24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59% 상승한 105.158에 마감했다.

엔화는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 1.31% 급락하며 달러 대비 136엔 중반으로 급등했고, 유로화는 1.05 중반까지 낙폭을 키웠다. 위안화도 6.98 레벨을 넘어서며 포치인 7위안에 다시 근접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고 7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긴축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5.4% 상승하며 전월(5.3%) 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PCE 물가지수 상승폭이 오른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월대비로도 0.6% 올라 전월(0.2%) 보다 상승폭이 가팔라졌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도 전년동월대비 4.7%, 전월대비 0.6% 상승해 시장 예상치(각각 4.4%. 0.5%)를 상회했다. 이는 1월 근원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음을 보여줬으며, 이에 따라 미 연준 긴축 우려가 더욱 커졌다.

예상치 상회한 물가지수에 연준 간부들도 긴축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5% 이상으로 인상해 이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 지표는 인플레이션 목표 2%를 달성하기까지 연준이 해야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도 "높은 인플레이션이 느리게 하락할 수 있다"며 "장기간 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물가, 소비, 노동 관련 지표가 잇따라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차 부각된 가운데 미 연준의 긴축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미 물가에 대한 적신호가 켜지면서 연준 최종금리가 기존 시장 전망치인 5.25~5.5%를 넘어 6%대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등 고강도 긴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음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큰 폭 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73.0%로, 0.5%포인트 인상을 27.0%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18.1%로 봤으나 크게 높아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을 일컫는 'G2' 갈등 이후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원·달러 환율 상승 재료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외환당국이 지난 주 초반처럼 구두개입과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을 동원해 심리를 안정시켜 줄 것이란 경계감은 원달러 환율 상단을 지지할 수 있다.

뉴욕 증시도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하락 마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336.99포인트(1.02%) 하락한 3만2816.92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전장대비 42.28포인트(1.05%) 하락한 3970.04로, 나스닥 종합지수도 전장보다 195.46포인트(1.69)% 하락한 1만1394.94로 폐장했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1.46% 상승한 3.947%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2.34% 급등한 4.813%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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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미국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에 따른 글로벌 강달러, 리스크 오프를 반영해 1310원 후반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월 PCE 물가가 시장 눈높이를 뛰어 넘으면서 연준 추가 금리인상과 제약적 통화정책 장기화 우려를 점화하고 있어 오늘 아시아장에서 원화를 필두로 한 위험통화, 신흥국 통화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