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싹 마른 투자 가뭄…모빌리티 업계 '버티기·성장' 전략은?

빔모빌리티·쏘카·카카오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 기술혁신·효율화로 타개

인터넷입력 :2023/02/26 11:17

지속되는 경기 침체에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가뭄기를 맞았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타트업 투자는 총 4천151억 달러(약 516조원)로, 전년(6천384억 달러·약 793조원) 대비 35% 감소했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도 한때 분기당 100개 이상씩 늘었으나 지난 4분기에 단 19개 증가에 그쳤다.

이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 받아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는 전통적인 '유니콘' 스타트업 성장 방식과는 달리, 사막과 같이 열악한 현장에서 물 없이 버티는 '낙타'와 같은 스타트업 성공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스타트업 웨이브’의 저자 알렉산드르 라자로 플루언트벤처스 파트너는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끈기 있게 버티는 낙타와 같은 스타트업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업계 역시 기술 혁신을 통한 효율화를 진행하는 동시에 사업 영역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사막 자료사진(제공=픽사베이)

빔모빌리티, 1천100억원 투자 유치...서비스 지역 확장

빔모빌리티

마이크로모빌리티 업체 빔모빌리티의 매출은 코로나19 범유행 기간 동안 15배가량 증가했다. 이를 기반으로 1천1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도 유치했으며 해외 4개국에 추가 진출하며 글로벌 PM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 회사는 올해 말까지 아태 서비스 지역 내 기기를 16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빔모빌리티는 인구는 적지만 대도시보다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오히려 활용 가능성이 높은 중소도시로도 진출하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양주, 익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중소도시 시민들의 마이크로모빌리티 요구를 충족함과 동시에 수익성을 개선했다.

빔모빌리티는 국내 PM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규제와 시스템, 각종 사고로 인한 부정적 인식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안전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꾸준히 ‘빔 안전주행 아카데미’를 운영해왔으며, 올바른 킥보드 주차 문화 확립을 위해 관련 디자인 로고와 착한 주차 실천법이 담긴 콘텐츠도 제작해 선보였다.

또한 사물인터넷(IoT) 단말기를 업그레이드해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다. 고정밀 지오펜싱 및 향상된 GPS 정확도를 특징으로 하는 IoT는 위성뿐만 아니라 차량 자체 시스템에서 수집한 정보를 제공하여 주행 및 주차구역 제한에 도움이 될 예정이다. 또한 이용자의 안전한 주행을 돕기 위해 넘어짐 감지 기능을 개발 중이다.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감지하는 기술(Fall Alarm)을 개발하여 실제 사고 발생 시 즉각 상황 시스템에 보고된다.

쏘카, ‘인공지능(AI)’ 기반의 효율화 성공 첫 흑자

쏘카

쏘카는 2018년부터 본격 진행해온 ‘인공지능(AI) 기반 사업운영’을 통해 수요발굴, 차량운영, 리스크 관리 등 전 부문 운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쏘카는 수요 데이터를 분석한 다이내믹 차량 배치와 가격결정, 예약 최적화 프로그램을 통해 차량 대당 매출을 끌어올렸고 AI를 활용한 자동화 기술로 미신고 사고 적발, 차량유지관리 프로세스 효율화 등을 통해 비용지출을 최적화했다. 그리고 AI가 주행데이터를 분석해 보험사기를 탐지하고 이용자별 안전운전 지수를 활용한 카셰어링 전용보험을 통해 사고 비용을 절감하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런 혁신을 통해 지난해에는 2011년 창사 이래 첫 흑자전환을 이뤘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94억원을 기록해 전년 209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쏘카는 올해에도 수익구조를 보다 공고히 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용자 중심의 다양한 서비스에 모빌리티 데이터를 결합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쏘카는 올해 모빌리티 서비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로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슈퍼앱'(Super App) 구축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용자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목적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용하는 공유차량, 전기자전거, 철도 등을 쏘카 앱에서 모두 예약할 수 있는 '슈퍼앱'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제휴·협력 통한 B2B시장 영역 확장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시장 확장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 10월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연합회가 운영 중인 화물정보 통합 플랫폼 ‘전국화물마당’ 지분을 49% 인수했다. '전국화물마당'은 화물 운송을 위탁하는 화주와 운송 업무를 수행하는 차주를 중개하는 통합 주선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강점인 IT 인프라 지원을 통해 화물운송 시스템의 효율과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업무용 모빌리티 서비스와 교통비 관리 시스템 등을 제공하는 '카카오 T 비즈니스' 기업 회원사는 년 말 기준 누적 5만곳으로 집계됐다. 2018년 2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5년여만에 성과다. 꾸준한 수요에 힘입어 기업 회원을 확보해 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업과 계약을 맺고 택시, 대리, 통근 셔틀 등을 제공하고 있다. 택시의 경우 기업 임직원의 출퇴근이나 외근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대리의 경우 주로 영업을 목적으로 고객 접대용에 쓰인다. 고급택시인 블랙의 경우 대형 컨퍼런스나 외부 바이어를 위한 의전용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티맵모빌리티, 화물 중개 솔루션으로 물류 시장 공략

티맵

티맵모빌리티는 최근 데이터 기반 화물운송 중개솔루션 '티맵 화물'을 선보이면서 B2B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화물운송에 필요한 견적·접수·배차·정산 서비스를 플랫폼 하나로 통합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비공개 시범테스트(CBT) 이후 진행된 조사에서 화주사 90% 이상이 운임 조회 결과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배차성공률은 CBT 기간 기존 90%에서 94%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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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모빌리티는 티맵 화물의 핵심 경쟁력으로 '최적 운임 조회' 서비스를 내세웠다. 이 서비스는 110만 개 이상의 운송 빅데이터와 기상 및 전국 화물차 수요·공급 등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운임료를 산출하는 게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도 시장 상황에 맞게 빠르게 대처하며 마주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많다. 앞으로 생존과 도약을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능동적인 대처가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 이런 기업들의 성장을 장려하는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결국 산업 전반의 혁신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키’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