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산하 연구소 한국경제연구원을 글로벌 싱크탱크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대기업 회장님들을 모아 글로벌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도 만들 계획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3일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계획을 담은 전경련 발전안(뉴 웨이 구상)을 발표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해 회장직무대행 직을 수락한 김병준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직무대행은 "전경련에서 할 첫 과제는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적 기조와 방향의 재정립이다"며 "이러한 철학을 체계화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국제적 수준의 싱크탱크 설립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전경련 산하의 한국경제연구원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건립해 나갈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에 1차 공개된 바와 같이 이같은 구상은 미래발전위원회(이하 미래위)가 검토해 총회에 보고한 것으로 ▲국민 소통 ▲미래 선도 ▲글로벌 도약 등 세 개의 기둥으로 이뤄져 있다.
국민 소통의 첫 프로젝트로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4월 중 개최할 것이라고 전경련은 밝혔다.
한편 대·중소기업 상생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경련에 대·중소상생위원회를 설립하고 중소기업 경영자문사업 등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도 구체화해나갈 계획이다.
전경련은 또 접근성 높은 여의도에 경제인 명예의 전당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대표 단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상징성 있는 랜드마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시관 구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경제인을 헌액한 명예의 전당으로 조성하고, 경제발전의 근간이 된 산업과 미래 산업지도를 그리고 있는 유니콘 기업을 조명하는 기획전 공간 등으로 검토한다. 온라인 홈페이지와 앱 형태의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도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미래 선도를 위한 실천방안으로 전경련은 산하 경제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국제적 수준의 싱크탱크로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보고서 발간 위주의 단순 연구기관이 아닌 지식네트워크의 허브로 재편하고 경제교육, 인재양성 등도 중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콘셉트다. 한경연 기관명칭·성격·구성을 모두 뜯어고쳐 ‘작지만 넓고 빠르고 깊게’ 국가·경제·산업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글로벌 싱크탱크로 전환해야 한다고 미래위는 제안했다.
G8 경제강국 도약도 발전안의 주요 축을 구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경련은 회장단 등 주요 그룹 회장들로 구성된 글로벌 이슈 협의체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설립을 검토한다. 주요 기능은 글로벌 이슈 발생 시 경제계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하거나 실행하고, 협력 파트너 국가와 이슈가 발생할 경우 전경련이 운영하고 있는 경협위(경제협력위원회)를 최적의 멤버로 구성해 대화에 나선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현재 한미재계회의, 한일재계회의 등 30개국 31개 경제협력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이 밖에도 전경련은 ‘실질적인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회장단이 전면에 나서는 위원회 중심 분권형 책임경영과 윤리지침을 제정하고 전경련 사무국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기총회에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전경련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구성원들이 새로운 변화를 다짐하는 내용을 담은 ‘뉴 웨이 선언’을 발표했다.
다음은 '뉴 웨이 선언' 전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새로운 여정의 시작을 선언합니다.
고도성장의 시대, 전경련은 산업보국을 금과옥조로 삼았습니다. 국가산업단지를 개발하는데 앞장서고, 정부시책을 적극 실천하고, 두 자리 수 성장률에 기여한 때가 있었습니다. 전경련은 빈약한 자원을 집약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주력했지만, 다양한 가치를 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시대가 변했습니다. 민주주의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성장과 함께 국민의 삶과 분배도 중요해진 시대. 개인의 희생보다는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인권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시대. 국가 주도의 성장이 아닌 국민과 기업이 성장을 주도하는 시대입니다.
시대정신을 읽고 전경련의 재탄생을 위한 혁신에 매진하겠습니다.
국가와 세상을 이롭게 하고 국민을 돕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창업정신을 다시금 떠올리며,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실천하겠습니다.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설계하고, 글로벌 대전환의 흐름을 선도하며 선진 대한민국 건설, G8 경제강국 도약을 이끌겠습니다.
관련기사
-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6개월간 전경련 방향키 쥔다2023.02.19
- [기자수첩] 첫 단추부터 잘 못 꿴 전경련 쇄신2023.02.20
- 쇄신 꾀하는 전경련, 한국판 '버핏과의 점식식사' 만든다2023.02.07
- 길 잃은 전경련, 쇄신과 통합의 기로2023.01.18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열어가겠습니다. 대기업의 이익만 고집하지 않고 국민 모두의 이익을 생각하겠습니다.
저희가 밝힌 모든 것들을 차근차근 지켜나가겠습니다. 모두의 격려와 기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