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시설에 대기업이 투자하면 세액공제율을 8%에서 15%로 높이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이 이달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14일 오후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조특법 개정안을 논의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 15일 오후 열기로 했던 기재위 전체회의도 취소됐다.
기재위는 향후 조세소위 회의를 열고 개정안을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 언제 개최할지는 안 정했다. 오는 21일과 22일 전체회의를 하기로 했지만, 공청회와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 업무보고를 계획한 터라 조특법을 다룰지는 알 수 없다.
국회 기재위 야당 간사인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조세소위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투자 세액공제를 여·야가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대통령 말 한마디로 3조6천억원을 감세하면 (다른 곳에서) 어떻게 세수를 확보할 것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야당 의원들은 앞선 기재위 전체회의에서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대통령 말 한마디에 정부가 ‘갈 지(之)’자 행보”라거나 “세제 지원을 받을 반도체 회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빼고 또 있느냐”고 몰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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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반도체 대기업이 시설에 투자하면 세액공제율을 6%에서 8%로 올리는 개정안을 지난해 말 통과시켰다. 이후 미국·대만·일본 등보다 한국 정부 지원이 너무 적다는 여론이 빗발쳤다. 이들 경쟁국은 대체로 세액공제율을 25%로 정해놓은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도 추가 확대를 지시해 기재부는 대·중견기업 세액공제율을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 개정안을 국회에 냈다.
이번 주 상임위 통과를 기대했던 업계는 실망감이 크다.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국가 첨단산업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조특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초당적으로 처리하길 바란다는 성명을 지난 9일 일제히 발표했다. 대기업이 투자를 늘리면 소재·부품·장비 중소·중견기업도 낙수효과를 본다며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