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 대화 로봇(AI Chatbot)이 열 새로운 메모리 반도체 시장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전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 발표회에서 “화제의 중심인 챗GPT를 시작으로 많은 기업이 AI 챗봇 서비스에 뛰어들었다”며 “앞으로 이게 반도체 수요를 부를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챗GPT 같은 AI 기술이 진화하면 세계적으로 데이터 생성·저장·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챗GPT 같은 AI 기반 처리 기술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어떤 영향을 줄 것 같느냐’는 물음에 “자연어 기반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미래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인공지능이 학습하고 추론하려면 대량 연산할 수 있는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반도체가 필수”라고 답했다.
이들 회사는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려고 차세대 제품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연산 기능을 더한 ‘HBM-프로세싱인메모리(PIM)’를 개발했다. HBM2 ‘아쿠아볼트’에 인공지능 엔진을 탑재했다. 기존 HBM2보다 성능이 2배 좋아진 반면 전력 소비량은 70% 줄었다고 삼성전자는 소개했다.
HBM2 아쿠아볼트는 2018년 1월 삼성전자가 양산한 2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다.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 순으로 개발됐다.
SK하이닉스는 초고속 D램 HBM을 내세웠다.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가 개발한 HBM이 AI 시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HBM3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했다”고 전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정보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제품이다. HBM3는 HBM 4세대 제품으로, 초당 데이터 처리 속도는 819GB다.
관련기사
- 곽노정 반도체협회장 "PIM·패키지로 메모리 한계 넘자"2022.10.05
- 삼성·SK하이닉스, 저장·연산 동시 처리 PIM 앞다퉈 선보여2022.06.14
- "한국, AI반도체로 제2 D램 신화 쓸수 있다"2022.07.06
- 정무경 사피온 CTO "AI반도체, 인간 뇌 묘사"2022.09.15
미국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가 챗GPT를 선보였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를 인터넷 검색 ‘빙(bing)’에 적용했다. 이에 질세라 세계 최대 검색 엔진 업체 구글도 ‘바드(Bard)’를 공개했다. 중국 1위 포털사이트 바이두도 다음 달 AI 챗봇을 출시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상반기 한국판 챗GPT ‘서치GPT’를, 카카오는 올해 대화형 AI를 내놓 계획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세계 챗봇 시장 규모가 2026년 105억 달러(약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