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방승찬)은 도로 위를 달리는 버스에서 초고속 와이파이(WiFi)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이동 네트워크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ETRI는 700Mbps 속도 버스 와이파이와 함께 AR기기를 통한 원활한 4K 스트리밍 서비스도 구현,선보였다. 앞서 지난해 말, 김포공항 순환도로에서 시내‧고속버스 등 차량용 밀리미터파 5G 이동통신 기술을 이용, 통신 전문가 현장검증단이 참여한 가운데 시연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버스 와이파이 품질과 속도 향상을 위해 22GHz 대역 5G 밀리미터파 주파수를 활용해 버스와 지상 기지국을 연결하는 이동 네트워크(Moving Network, MN) 기술을 개발했다. 또 기지국의 밀리미터파가 잘 닿지 않는 위치에서도 다른 차량을 통해 연결해 통신하는 ‘모바일 릴레이’기술을 개발해 함께 적용했다.
이번 시연은 한국공항공사와 협력해 김포공항의 국내선 터미널과 국제선 터미널을 잇는 통행량이 많은 순환도로에서 이뤄졌고, 연구진은 MN 기지국 시스템을 김포공항 인근 건물 옥상과 도로변 시설물에 설치했다. MN 기지국 시스템은 광케이블을 통해 한국공항공사 통신실에 위치한 코어망 서버에 연결했다.
실제 시연은 순환도로를 따라 운행하는 버스에서의 와이파이 성능을 확인하고, 증강현실(AR) 글래스를 통해 4K급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체험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시연 결과, 실제 버스 운행 환경에서 최대 700Mbps 이상 속도를 확인했다. 이는 현재 버스 와이파이에서 제공하는 최고속도 100Mbps보다 약 7배 빨라진 수치다.
또 검증단은 AR 글래스를 통해 통신실 서버에 저장한 4K급 비디오 스트리밍이 시연 구간에서 끊김 없이 원활히 이뤄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2019년 대전시청 인근에서 지상 기지국과 차량 구간 사이의 모뎀 기술 시연을, 2020년에는 세계 최초로 고속도로 구간에서 버스 와이파이를 시연한 바 있다.
이번 과제는 앞서 ‘세계 최초 밀리미터파 5G 기반 버스 와이파이 고속 도로 시연’ 성공과 MN 시스템 연구우수성에 힘입어, 2021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ETRI 정희상 차량무선네트워크연구실장은 “이번 시연은 22GHz 주파수를 실제 통행이 많은 도로환경에서 사용, 5G 코어망과 연결하여 서비스를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버스에서 초고속 5G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기술 완성도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검증단으로 참여한 성공회대 정인철 교수는 “커버리지가 넓지 않은 밀리미터파 통신은 실제 도로에 적용하기에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번 ETRI 시연을 통해 밀리미터파를 활용한 이동 네트워크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활용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 MN 시스템 시제품의 성능을 추가적으로 검증하고 안정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기술사업화를 통해 5G 상용 서비스 활성화에 힘쓸 계획이며, 이를 통해 향후 5년 이내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사회문제해결형 과제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대중교통수단에서의 공공 와이파이 체감품질 개선 기술개발’을 통해 개발됐다. ETRI가 연구를 주관하고 있고 SK텔레콤, 케이엠더블유, 에치에프알, 한국도로공사, 한국자동차연구원, 에스넷아이씨티, 단국대학교 산학협력단 등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