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AI, 마케터 업무 대체할까...전문가 "섬세함·정확성 부족"

"보조 도구로 유용하지만, 그 이상은 무리"

컴퓨팅입력 :2023/02/15 15:07    수정: 2023/02/16 10:15

챗GPT 등 생성 인공지능(AI)의 주요 활용 분야로 마케팅 업무가 거론된다. 마케터 역할을 대체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홍보에 필요한 자료를 사람보다 빨리 찾고, 키워드 몇 개만으로 문구를 작성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홍보·마케팅 전문가 판단은 다르다. 업계 전문가들은 "생성 AI는 정교한 언어나 수치 제시를 사람만큼 잘 수행하지 못한다"며 "마케터를 대체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료 찾고 글 고치는 데 유용"

(사진=셔터스톡)

현재 마케팅 종사자들은 생성 AI 기술을 보조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1차로 챗GPT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고, 사실확인을 위해 검색엔진을 2차적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사 홍보팀에서 일하는 윤소라 매니저는 "기존에 검색엔진만 사용해 자료를 찾았다"며 "챗GPT까지 곁들이니까 더 풍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매니저는 문자 생성 AI를 통해 홍보 문구 초안도 받는다고 했다. 주로 시중에 나온 문자 생성 AI 서비스를 이용한다. 사용자가 플랫폼에 원하는 핵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이에 맞는 홍보 글을 바로 받을 수 있다. 그는 "초안에 내용만 추가하면 되니까 보도자료를 기존보다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관계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에머리팍 전새얀 홍보팀장은 "영문 보도자료 작성 시 문법·단어를 수정해주는 챗GPT 기능을 적극 이용한다고 밝혔다. 챗GPT에 탑재된 GPT-3.5버전은 영어 데이터만 80% 이상을 차지한다. 영문 글 수정이 가능한 이유다. 

"생성 AI, 인간을 100% 대체할 순 없어"

뇌(제공=픽사베이)

전문가들은 "생성 AI가 홍보 산업 종사자들을 완전히 대체하진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교한 언어 사용과 자료 수집 정확성이 아직 부족해서다. 이는 홍보업계 필수 요소다.

익명을 요구한 홍보 에이전시에 근무하는 최모씨는 문자 생성 AI는 언어 정교함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최모씨는 "홍보 업무는 언제, 어떤 시장에 최적의 메시지를 배포해야 할지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일"이라며 "매일 달라지는 시장에 맞게 기업, 미디어, 고객과 섬세히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업계는 극도로 정교한 수치와 언어 선택이 필수"라며 "챗GPT 등 문자 생성 AI가 이런 전문성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챗GPT는 한국어 탑재가 덜 된 탓에 해당 의문점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정모씨는 챗GPT 정확도를 문제 삼았다. 정모씨는 "챗GPT는 자료 출처를 제시하지 않는다"며 "챗GPT 답변을 보도자료 작성이나 기업 참고 자료에 사용해도 되는지 가끔 의문이다"고 했다. 

그는 "향후에도 AI가 주체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기보다는 전문가를 돕는 보조자 역할에 그칠 것 같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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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아 앨리슨파트너스코리아 대표는 "챗GPT는 고객사 조사 단계 등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지만, 문서나 언어를 섬세하게 다뤄야 하는 홍보·마케팅 업계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민아 대표는 "현재 버전보다 파라미터를 더 많이 갖춘 GPT-4 버전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지금으로선 AI에게는 언어·정확도가 큰 벽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