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변압기로 전기차 급속충전 인프라 구축

전기연, 고전압 교류를 저전압 직류로 변환해 ESS에 연결하는 기술 개발

기존 변압기에 비해 성능이 대폭 개선된 반도체 변압기를 전기차 급속 충전 인프라로 사용하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전기추진연구센터 백주원 박사 연구팀이 효성·중앙제어와 함께 반도체 변압기를 활용한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변압기는 전압을 원하는 값으로 바꾸어 주는 장치다. 흔히 볼 수 있는 전봇대 주상변압기는 22.9㎸의 큰 교류 전압을  220V나 380V로 낮춰준다. 대부분 전자기기는 직류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컨버터도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전력·전자 기술을 이용한 반도체 변압기가 전통 변압기를 대체할 새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변압기에 비해 자유롭게 전압과 전류를 조절할 수 있고, 작고 가벼우며 시스템도 단순하다. 모든 제품의 전기화 추세로 직류 활용도가 커짐에 따라 직류배전용 반도체 변압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대용량 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반도체 변압기 (사진=전기연)

KERI는 전기 에너지를 고전압 교류에서 저전압 직류로 바꾸는 고성능 반도체 변압기를 개발하고 이를 에너지 저장장치에 연결, 전기차 급속 충전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KERI가 개발한 1천㎾급 반도체 변압기 활용 전기차 급속 충전기는 50㎾에서 1천㎾까지 다양하게 충전 포트 수와 용량을 구성할 수 있다. 또 도심의 좁은 공간에도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부피와 무게를 줄이는 기술도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전기차 외에도 다른 모빌리티 기기의 초급속 충전기, 고속철도 및 전기선박 추진 전원,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신재생 연결 전력변환장치 등 다양한 직류 전원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백주원 박사는 "반도체 변압기는 기존 전력변환장치와 관련한 모든 응용 분야에 적용 가능하며, 앞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직류 기기가 많아질수록 활용 분야는 더욱 넓어질 것"이라며 "반도체 변압기의 절연 능력 향상 및 가격 경쟁력 확보, 활용성 제고를 위해 연구개발에 계속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ERI 기본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수요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으로 진행됐으며, 관련 기술은 최근 변압기 제조사 동우전기에 이전됐다. 지속적 협력을 통해 반도체 변압기의 조기 제품화 및 양산화를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