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의 거취가 불투명해지면서 자회사 BC카드와 손자회사 케이뱅크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KT 이사회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공개 경쟁 방식으로 대표를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KT이사회는 오는 3월 공개 경쟁 방식으로 새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다.
상황이 바뀌면서 자회사와 손자회사인 BC카드와 케이뱅크의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회사 경영권 향배에 따라 연쇄적인 변화가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BC카드를 이끄는 최원석 대표와 서호성 케이뱅크 대표의 임기는 각각 3월과 12월에 만료된다.
■ KT 대표 선임방식 바꾸면서 BC카드 등도 뒤숭숭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말 구 대표를 차기 대표 단독후보로 확정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KT 1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오너없는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며 연임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토론회에서 모럴 해저드 예방과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조하자 KT 이사회가 대표 선임 방식을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경영 참여를 뜻하는 말이다.
금융권 관계자 A씨는 "대통령이 나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조한 건 사실상 KT 구현모 대표의 셀프연임을 대통령이 직접 저격한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KT 차기 대표 이슈는 KT뿐만 아니라 BC카드와 케이뱅크의 경영구조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모회사 수장이 교체되면 자회사 BC카드와 손자회사 케이뱅크의 경영 목표와 추진 전략도 당연히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BC카드 내부에선 구 대표의 거취에 따라 회사 대표가 바뀔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구현모 대표의 연임으로 최원석 대표 연임이 예상됐으나 국민연금의 반대와 대통령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조에 이어 오는 3월 대표 재선임 이슈가 연이어 발생하며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KT와 BC카드는 몽골중앙은행과 파트너십을 통해 양국간 결제망 연결 사업과 몽골 내 디지털금융 인프라 구축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는데 구 대표의 거취에 따라 해당 사업 역시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KT의 향후 행보, 자회사엔 어떤 영향 미칠까
다만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의 연임 실패와 자회사 수장 교체를 예단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 B씨는 “KT의 최대주주가 구 대표 연임을 반대하는 국민연금인 건 사실이지만 지분은 9.95% 정도”라며 “구 대표가 차기 대표 재심사에 나섰고 신한은행(5.46%), 현대차(4.69%), 현대모비스(3.10%) 등 다른 주주의 입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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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아무리 최대지분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국민연금)이 KT 경영권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 C씨는 “최대주주가 지분을 소유한 기업에 행사할 수 있는 최고 권한은 경영권 개입이 맞다”며 “쪼개기식 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에게 후원한 혐의 자체만으로도 국민연금이 주주이익을 위해 책임을 다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